지난 일요일,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었다. 자기가 사는 동네에 지금 경찰차와 구급차가 와서 온 동네가 시끌벅적하다는 전화였다. 그러면서 그 친구는 사건이 일어난 것보다는 이웃들의 반응이 더욱 기막히다고 했다.

 그 사연은 이러했다. 친구가 사는 동네에는 한 가족이 사는데 그 가족 중 아들은 정신지체아라고 한다. 그 아들은 그날 뿐 아니라 평소에도 많은 말썽을 부린다고 했다. 아들이 병원에 가 있는 동안 친구의 동네는 조용하다고 한다. 그러나 생활형편이 넉넉치 않은 그 집 사정 때문에 그 아들은 곧 집으로 돌아왔고 동네 사람들은 자신들의 안전을 걱정해야만 했다.

 한번은 아들이 다시 정신이 이상해져서 아버지를 칼로 찔렀단다. 때문에 그 집 주위를 지나가지 않기 위해 멀리 돌아가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고 지나갈 때에는 조금이라도 멀리 지나가기 위해 노력한다고 했다. 

 일요일 아침에 잠을 자고 있던 친구는 시끄러운 소리에 밖에 나가보니 경찰이 아들을 수갑에 채워 뒤에 태우고,  누나는 구급차에 실려가고 있었다. 동네 사람들은 늘 있는 일인지라 무관심한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었고, 친구 역시 마찬가지였단다.

 실려가는 아들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주민들이 하는 말을 보고 자신을 반성하게 되었다고 한다. 구급차에 실려가는 것이 자신이나 자신의 가족이 아닌 것을 다행으로 여긴다며 그 아들이 더이상 다른 사람을 괴롭히지 말고 다른 동네로 이사를 가던지 죽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한다는 것이었다.

 그 이야기를 듣고 남의 불행을 자신의 불행으로 여기지는 못 할 망정, 누군가 아파하면 자신이 아니었던 것만을 다행으로 여기며 자신만 생각하는 우리 현실이 가슴 아팠다. ꡐ과연 우리는 어디까지 이기적일 수 있을까?ꡑ 생각하게 하는 일요일 아침 친구 전화였다.

고 서 영 (음악과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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