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MBC와 KBS에서 어처구니없는 방송사고를 저질러 놓고도 '솜방망이로 때리기'식의 심의 결과를 내놓아 논란이 되고 있다.

 MBC의 경우 8월 15일 뉴스데스크에서 광복 60주년 특집방송으로 러시아 군사영상보관소에 있던 731부대의 자체 촬영화면을 공개했다. 그러나 이 영상물은 중국영화인 '흑태양 731'의 삭제된 장면으로 칼라화면을 흑백화면으로 바꿔 보도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이 어처구니없는 오보를 내보낸 뉴스데스크는 다음 날인 16일 23초 짜리 사과문만 달랑 내보내는데 그쳤다. 이에 일본 산케이 신문은 기다렸다는 듯 방송실수를 비난하면서 '한국, 반일왜곡 보도'라는 기사를 내보내 국제적 망신까지 샀다.

 또한 7월 30일에 방송된 'MBC 음악캠프'에서는 인디밴드'카우치'가 출연해 바지를 벗어 성기를 노출하는 방송사고를 빚었다. 이날 'MBC 음악캠프'의 시청률을 미뤄 보면 208만여 명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산된다. 이 사고로 담당 PD는 근신 7일의 징계 처분이 결정됐으며 프로그램은 전면 중단됐다.

 KBS의 경우 7월 27일 시트콤 '올드미스 다이어리'에서는 시어머니가 며느리로부터 빰을 맞는 패륜장면을 방영했다. 이에 KBS에서는 '올드미스 다이어리' 사고와 관련해 담당 PD에게 가벼운 견책 처분을 결정했다. 결과를 보면 시청자가 납득할만한 책임을 지는 사람은 없다.
두 사건의 사회적 파장을 생각하면 이런 징계는 두 방송사가 이번 사고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듯하다. ꡐ면피' 수준의 징계보다 더 큰 문제는 재발 방지를 위한 어떠한 후속 조치와 시스템도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지금 당장이라도 TV에서 같은 사고가 발생할 수 있고 똑같은 핑계를 대며 책임은 회피될 수 있다. 따라서 재발 방지를 위해 징계 수위를 강력히 하고 후속 조치 시스템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오 대 진 (시각정보디자인학과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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