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8월 15일은 광복 60주년을 맞는 날이다. 광복 60주년을 맞아 광복절의 본래 의미와 국권회복의 과정, 그리고 오늘날 우리 국민들에게 광복절은 어떠한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는지 살펴봤다. 아울러 일제의 만행 중 손꼽을 수 있는 731부대의 마루타 생체실험의 비밀을 파헤쳐 보고 남북냉전기에 철저히 소외시켰던 김일성의 항일무장투쟁에 대해서도 알아봤다.                         /편집자

 광복절은 1945년 8월 15일 일본 제국주의로부터의 해방을 기념하는 의미와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정부 수립을 뜻하는 두 가지 의미가 담긴 날이다.

 1910년 8월 29일 청일 · 러일전쟁을 승리로 이끈 일본이 강제로 을사조약을 체결하면서 일제강점기가 시작됐다. '무단통치기'로 불렸던 1910년부터 1919년 3 · 1운동 전까지는 일제가 한반도를 식민지로 만들기 위해 의병세력과 애국계몽운동에 대한 탄압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시기였다. 이 격동의 시기 속에서 국내 의병운동 세력들은 무장저항의 뜻을 굽히지 않았으며 국외운동에서는 만주지방을 중심으로 독립운동기지가 건설됐다.

 1919년부터는 '민족분열통치기'가 찾아왔다. 1919년 3월 1일, 일본의 무력탄압으로 항일정신이 높아진 국민들은 손병희 이하 33명의 민족대표와 함께 오후 2시 정각 인사동의 태화관에 모여 한용운이 독립선언서의 낭독을 끝내자 만세삼창을 부른 후 경찰에 자진 체포당했다. 일제의 민족분열정책이 성공해 가던 이 시기에도 당시의 우리 선각들은 1927년 신간회를 조직해 일본의 탄압에 대항하는 한편 민족협동전선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일제청산 제대로 해야 한다
온갖 역경 딛고 주권회복에 앞장선 선열들의 의미 되새겨야
현재 일본인 명의의 땅 '여의도의 8배'
친일 후손들 '땅찾기 소송' 논란의 대상


 일제강점기의 제3기로서의 '병참기지화 및 전시동원시기'는 침략전쟁을 본격화한 일본제국주의가 식민지 조선을 식량과 원료를 약탈하기 위한 병참기지로 삼았다. 또 국민들에게 신사참배와 창씨개명, 강제징용 등을 강요한 시기였다.

 이후 일제는 1941년 12월 진주만 기습으로 시작한 태평양전쟁을 일으켰다. 개전 이후 승승장구하던 일본이 차츰 전쟁에서 일본이 불리해지자 일제는 우리나라 사람들까지도 징집해 전쟁에 참전하도록 했다. 결국 일본이 패전하면서 우리나라는 광복을 맞이하게 됐다.
이렇듯 일제의 갖은 곤욕과 강점기의 역경을 딛고 불의에 대응하면서 선열들은 우리나라의 주권회복을 위해 애써왔다.

 광복 이후 너무도 긴 세월 동안 일제 치하에 있었기에 그 후유증 또한 컸다. 그것은 바로 일제문화의 잔재이다. 현대에 들어서는 일제에 의해 의도적으로 훼손되고 변형된 우리의 유 ·  무형 문화유산에서 일제잔재를 씻어내고 원형을 복원하는 일이 시급한 과제 중의 하나로 남았다. 한겨례신문(2005년 8월 15일자)은 '우리나라 국토 중 일본인 명의 땅 여의도 8배' 제목의 기사에 일본의 명의의 땅이 총 2천15만 2천800평이라고 밝혔으며 우리의 국토에 아직 일제의 잔재가 남아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또한 을사조약 체결에 공을 세운 친일파 이재극의 손자며느리가 시할아버지의 땅을 되돌려달라며 소송을 제기한 사실이 8월 14일 밝혀졌다. 이 소송은 대법원의 판례와는 다르게 '친일파 후손의 재산권을 보호할 가치가 없다'는 판결을 내려 사법적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렇듯 일제의 잔재는 우리나라에 뿌리 깊이 남아 해방 60년이 지난 현재에도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에 대해 우리대학 이주천 교수(사학과)는 "후손들에게 깨끗한 나라를 물려주기 위해서는 하루 빨리 일제의 잔재를 뿌리뽑아야 한다"며 "이 문제에 대해서 정부와 국민 모두가 미래 중심적이고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일제 36년 간의 통치 탓에 잔재들이 생활 속에 많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광복60주년문화사업추진위원회는 8월 10일 '일제문화잔재 바로알고 바로잡기' 공모전에서 호남을 가로지르는 만경강과 영산강, 이 두개의 강 이름이 바로잡아야 할 일제의 첫 번째 잔재로 꼽았다. 뿐만 아니라 우리 문학작품과 오페라 등 문화계에 남아 있는 '춘희', '소공녀', '조곡', '마적' 등 일제 때 번역한 외국문학이나 음악작품의 제목을 그대로 쓰는 것과 러일전쟁 기념으로 일본제국주의 침략전쟁을 미화하기 위해 세워진 거제도의 취도탑 등 4건이 선정돼 눈길을 끌었다.

 이와 같이 언어나 기념탑은 일상 속에서 흔히 접하고 있는 것들이다. 무심코 사용하고 있지만 우리 국민들 모두가 과감히 청산해야 할 대상이다.

 이번 광복 60주년을 맞아 광복의 의미를 되새기는 것도 좋고, 선열들을 위해 엄숙한 분위기에서 경건한 마음을 가지는 것도 좋다. 그러나 먼저 일제의 부흥에 일조한 친일파들의 실상을 밝히고 우리말 순화사업을 진행해야 한다. 고름이 살이 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원광대학교 신문방송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