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배낭여행'은 내 대학생활의 꿈이었다. 그러나 너무 먼 꿈이기도 했다. 올해 나는 4학년이고 여학생회장으로 맡은 일도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배낭여행의 꿈을 다시 북돋아주며 여행을  함께한 친구가 있었다. 친구와 나는 학생 때가 아니면 언제 가보랴 하는 생각에 3월 말부터 유럽여행 계획을 짜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 6월, 종강을 하자마자 여행을 떠났다.

 나와 친구는 프랑스, 스위스,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체코, 독일, 네덜란드, 영국 8개국을 한달간 여행했다. 여행지마다 멋진 장소, 풍경들도 기억에 남지만 각 나라마다 만났던 소중했던 인연들이 자주 생각난다.

 첫번째 인연은 스위스 루째른 유스호스텔에서 만난 켈리다. 켈리는 캘리포니아에서 배낭여행을 온 친구였다. 켈리와 함께 저녁으로 봉지라면(일명 뽀글이)을 해 먹었다. 매운 라면이었지만 우리나라 음식을 맛있게 먹는 켈리의 모습에 뿌듯했다.

 두번째 인연도 스위스에서다. 스위스 수도인 베른을 들러 갑작스레 소매치기를 당했다. 다행히 여권은 잃어버리지 않았지만 유럽 각 나라를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유레일 패스를 잃어버려서 50만원 상당의 유레일 패스를 다시 구입해야 했다. 경찰서에 소매치기 사건 신고하는 일, 유레일 패스 구입하는 일 등은 다행히 한국인 아저씨 두 분을 만나서 우리를 도와주셨다. 그 때의 영어 못한 설움은 말로 설명할 수 없었다. 천사 같은 한국인 아저씨들이 저녁도 사 주시고 그 날 우리와 헤어질 때까지 챙겨주셨다. 그날 밤 친구와 나는 돈을 아끼고자 취리히 역에서 노숙을 해야 했다. 그것도 지금 생각하면 추억 아닌 추억인 것 같다.

 영국이 마지막 여행지라 몸도 지치고 고국에 대한 그리움이 쌓여만 갔는데 대영박물관을 관람하러 간 날 대영박물관 한국관에서 나를 알아보는 4명의 한국인을 볼 수 있었다. "김세미 씨 맞죠?"라며 원대생이라고 말하는데 얼마나 반갑고 놀랐는지 눈이 휘둥그레 졌다. 한국인만 만나도 반가운데 넓은 영국에서 우리 원대생을 만나다니 기분이 정말 좋았다. 이제는 원광대 캠퍼스에서 그때 소중했던 인연들을 만날 수 있다.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에게 꼭 해주고픈 말이 있다. 여행지에 대해 많이 공부하고 알고 가면 그만큼 많이 보인다는 것이다. 만약 한 달 여행이라면 준비기간을 두 달로 계획하고 여행지의 모든 정보와 지식들을 습득하자. 그리고 장기간 여행은 캐리어보다 배낭이 낫다는것. 각 나라를 이동할 때 배낭이 훨씬 더 편하다. 마지막은 여행지에서 친절을 베푸는 외국인에게 줄 수 있는 선물을 준비하는 것이다. 나는 한복을 입은 인형 열쇠고리를 준비해 갔는데 우리나라도 알릴 수 있고 고마움의 표시로 줄 수 있어 유용하게 사용했다.

 여행도 운이 있어야 한다. 비록 여행 운이 따라주지 않아 소매치기를 당하는 속상한 일이 있었지만 여행지에서의 좋은 인연들을 만들 수 있어서 좋았다. 그것이 이번 유럽여행의 큰 결실인 것 같다. 또한 한 달 동안 동거동락한 친구와도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어서 더욱 좋았다.

 여행은 나 자신을 되돌아보게 한다. 여행을 하고 싶지만 망설이는 그대에게 말하고 싶다. '일상에 지친 그대여, 떠나라' 라고.
 

김 세 미 (경제학부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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