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을 보면 비장애인은 어떤 행동을 할까? 연민의 감정을 갖고 도움을 주려하는가? 아니면 무관심에 그냥 지나치고 마는가? 기자는 이번 동계패럴림픽(장애인 올림픽)에서 무관심속에서도 빛을 발하는 사람들을 보았다.
우리나라 휠체어컬링 대표팀은 지난 3월 13일부터 22일(한국기준)까지 열린 '2010 동계패럴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냈다. 준결승에서 미국 대표팀을 7대 5로 이겨 결승에 진출하여 세계 랭킹 1위의 캐나다 대표팀과 결승전을 치렀다. 7대8로 아쉽게 졌지만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던 값진 은메달을 획득했다.
이번 은메달은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패럴림픽 알파인스키에서 한상민 선수(31)가 딴 은메달 이후 우리나라 동계패럴림픽 사상 두 번째 메달이다.
은메달의 주인공은 재활을 목적으로 모인 원주 연세드림팀이다. 이들은 프로가 아닌 아마추어 동호회이다. 감독은 선수 경험도 없는 치과의사가 맡았다. 또한 우리나라에 컬링 전용링크는 서울 태릉선수촌과 경북의성 두 곳밖에 없지만 그들에게는 사용조차 허락되지 않았다. 할 수 없이 원주에서 춘천 의암빙상장까지 이동해 일반인 개관시간을 피해 훈련을 했다. 또 이번 패럴림픽을 앞두고는 컬링 전용링크를 빌리지 못해 이천 장애인종합훈련원 수영장을 임시로 개조해 훈련하는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선수들은 이렇게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한국인 특유의 열정과 의지를 보여주며 2008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2위에 입상하는 등의 성적을 내기도 했다. 물론 이를 아는 이는 드물지만 말이다.
휠체어컬링은 선수들이 휠체어를 탄 채로 경기를 진행하고, 손대신 막대 모양의 󰡐익스텐더 큐󰡑로 투구를 하는 것, 또 󰡐스위핑-일종의 빗자루 질󰡑을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컬링과 차이를 보인다. 휠체어컬링은 여자 1명 이상의 혼성팀을 이루는 것이 특징이며 10엔드를 진행하는 컬링보다 비교적 적은 8엔드로 진행된다. 신체 움직임은 적지만 집중력이 요구되는 휠체어컬링은 우리나라에서는 2003년 8월 클럽창단 이후 이제 겨우 7년째 활동해오고 있다.
하지만 선수들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 휠체어를 타고 훈련하는 것보다 비장애인의 무관심이 더욱 힘들었을지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이 얻은 은메달은 어떤 금메달보다 더 빛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2010 밴쿠버 동계 올림픽에서 우리는 빙판위에서 멋지게 달리는 빙상선수들과 피겨여왕에만 환호를 보냈다. 하지만 어제의 장애를 이기기 위해 오늘의 자신과 싸우는 사람들은 어느 누구보다도 우리의 관심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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