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쿨버스로 등․하교를 하다보면 가끔 스쿨버스를 이용함에 있어 답답함과 분노를 느끼곤 한다. 한 예로, 많은 학생들이 버스시간 20여 분 전부터 길게 줄을 늘어서 있지만 버스 문은 열릴 줄 모른다. 이렇게 학생들은 약 20분간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게 된다. 문제는 이것이 아니다. 버스 배차시간이 지남에도 버스는 오지 않는 상황이 발생했고 학생들은 덩그러니 남겨졌다. 수십 명의 학생들이 있었지만 아무도 그 상황에 대해 묻는 사람은 없었고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은 길어져만 갔다. 굳이 따지자면 이것을 󰡐방관자 효과(bystander effect)󰡑라 한다.
이는 주위에 사람들이 많을수록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돕지 않게 되는 현상을 뜻하는 심리학 용어로 구경꾼 효과라고도 하는데 방관자의 사전적 정의는 어떤 일에 상관하지 않고 곁에서 지켜보기만 하는 사람이다. 이처럼 주위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을 경우, 곁에서 지켜보기만 할 뿐 아무런 도움도 주지 않는 현상이 방관자 효과이다. 방관함으로써 생기는 여러 현상을 아우르는 용어라 할 수 있다.
사람들이 위기에 처한 사람을 도와주는 데는 도와줄 수 있는 능력이나 성격 등 여러 요인이 작용한다. 그러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어려움에 처한 사람 주위에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도와줄 확률은 낮아지고, 도와준다고 하더라도 행동으로 옮기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더 길어진다. 지켜보는 사람이 많으니, 자신이 아니더라도 누군가 하겠지 하는 심리적 요인 때문이다.
지난 3월 어느 고대생이 자퇴했다. 아니 대학을 '거부했다'. 남들은 못 가서 안달인 그 󰡐명문󰡑 대학을 스스로 포기하는 󰡐배부른 짓󰡑을 저질렀다.
고려대학교 정경대학 후문에 붙은 대자보를 읽으며 '저렇게 할 수 있다는 게 용기 있는 것 같다', '희미하게 생각했던 걸 100% 표현해준 것 같다'며 그의 생각에 많은 이들이 공감했다. 대학 졸업장은 더 이상 학사 학위가 아니라 4년 동안 그 비싼 등록금을 착실하게 잘 냈다는 증표에 지나지 않는다는 걸 우리는 이미 알고 있는 것이다. 다만 용기내지 못했을 뿐. 그래서 사람들은 그에게 박수를 보냈고 고대생들은 대체적으로 󰡐공감한다󰡑는 반응이었다. 이처럼 우리는 그것을 이미 알고 있지만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침묵하며 방관자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이는 이 시대의 냉혹한 현대인들의 개인주의 때문이 아니다. 대학생이라면 모두가 겪는 이 현실에서 자신만이 나서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누군가가 해주길 바라기 때문이다. 이제는 청년들이 목소리를 낼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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