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성형', '각선미', '복근', '엉덩이춤' …

앞서 나열한 단어들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요즘 한창 열풍인 󰡐걸 그룹󰡑을 설명하는 대표적인 단어들이다.

요즘 가요계는 그야말로 '아이돌'의 천국이다. '아이돌'은 10대나 20대 초반의 어린나이에 데뷔해 청소년들에게 큰 영향을 주며 인기를 끄는 가수다. 그 중에서도 어린 나이의 여성 멤버들로만 구성된 '걸 그룹'의 인기는 가히 놀랍다. 대표적으로 원더걸스와 소녀시대로 시작해 카라, 브라운아이드걸스, 포미닛, 레인보우, 시크릿, f(x) 등 그 수만 세어 봐도 예전의 걸 그룹에 비해 넘치는 수준이다. 하지만 문제가 되는 것은 걸 그룹 멤버들의 나이나 멤버 숫자가 아니다. 바로 걸 그룹을 바라보는 기준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지난달 26일, 한 케이블 방송에서 진행된 시상식에서 단연 화제를 끌었던 것은 '얼마나 가창력이 있는 가수가 상을 받았나'가 아니라 '얼마나 파격적이고 선정적이었나'였다.

예전의 시상식은 대중들에게 사랑받는 가수들의 노래 중 가창력이 있고 노래와 가사가 좋은 곡을 선정해 상을 줬다. 하지만 요즘은 노래보다는 어떤 가수가 얼마나 파격적으로 노출을 했느냐가 사람들 입에 먼저 오르내리는 것이다. 이 문제는 이번에 열렸던 시상식에서뿐만 아니라 최근 몇 년간 열렸던 연말 시상식에서도 마찬가지다.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가수󰡑의 기준은 쉽게 말해 󰡐노래 잘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요즘 󰡐아이돌󰡑 또는 그 안의 󰡐걸 그룹󰡑을 보라. 가사의 의미를 음미하고 그것을 우리에게 표현해내는 것이 아니라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입만 뻥긋거리며 예쁜 표정만 짓고 있지 않는가.

또한 요즘 한창 활동하고 있는 󰡐걸 그룹󰡑의 멤버들은 대부분 10대에서 20대 초반 사이의 어린 나이다. 그러나 나이에 맞지 않는 옷차림과 짙은 화장, 과도한 표정은 기본이다. 앳된 모습은 찾아볼 수가 없고 한껏 농염(한껏 무르익은 아름다움)한 자세만을 뽐내려 하고 있다. 어떤 그룹의 멤버는 미성년자임에도 계속된 아찔한 의상에 무대에 한번 올랐다 하면 인터넷은 그야말로 그 멤버의 노출과 관련된 검색어가 하루 종일 링크돼 있다.

격한 안무에 알맞지 않은 범상치 않은 의상, 다리를 강조한 초미니 핫팬츠, 노래에 맞춰 시시각각 변신하는 짧은 민소매 상의, 심지어 탱크탑이라고 불리는 의상, 더하자면 속옷을 연상시키는 란제리 의상까지 마다하지 않는다.

무대 위의 의상, 이것은 가수를 빛나게 하는 중요한 부분 중의 하나지만 그것이 전부가 될 수는 없다. 가수의 무대를 채워주는 하나의 요소일 뿐이다. 걸 그룹의 지나친 노출의상과 화장은 10대 청소년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끼쳐 그릇된 개념을 형성시킬 수 있다.

한참 자아가 형성되고 있어 완전히 성숙되지 못한 10대들은 텔레비전에 나오는 가수들을 따라하다 잘못된 방향으로 갈 수도 있다. 따라서 󰡐아이돌󰡑 그리고 󰡐걸 그룹󰡑의 개념 없는 노출에 대해 적절한 제재가 가해져야 한다. 그리고 이들을 보는 우리에게도 올바로 바라볼 줄 아는 사고가 필요하다. 텔레비전에서 보여지는 󰡐걸 그룹󰡑의 과한 이미지 대신에 그들에게도 음악을 사랑하고 적어도 자신이 부르는 곡을 이해하고 느낄 줄 아는 모습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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