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에게 좋은 학점을 얻어 졸업하는 것이 전부일까?
 사회에 발을 내딛기 전 다양한 경험을 하고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싶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4박 5일 일정의 제주도 하이킹이다.

 여행이란 낭만적인 모험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그러나 "오직 자전거만을 의지한 채 제주도를 완주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에 휩싸였다. 그러나 대학생 때가 아니면 배낭여행을 하기에 어려움이 따른다는 생각에 두려움을 벗고 철저한 준비를 했다.

 제주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자전거를 대여한 후 용두암으로 향했다. 제주도는 하이킹을 하기에 완벽한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자전거 전용도로가 있고, 국도와 해안도로가 자세히 표시된 지도가 있었기에 길을 헤매는 일도 없었다.

 4박 5일 일정이였기에 우린 제주도 4등분으로 나눠 목표지점을 설정했고 보통 하루 중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는 자전거와 함께 해야 했다.

 하이킹을 하면서 오르막길은 나의 숨통을 조였다. 정말 숨이 멎어 버릴것 같았고 평소에 운동도 하지 않은 탓에 다리까지도 아파왔다. 몸이 많이 지쳤던 탓일까? 어릴 적부터 자전거를 타고 다녀 운전만큼은 자신있었지만 상처를 많이 남기고 말았다.

 신체적 고통은 아무 것도 아니었다.  "이정도 힘든 것도 참지 못하는 나약한 존재였구나"라는 생각은 엄청난 무게로 나를 짓눌렀다. 이 순간 포기한다면, 앞으로 아무 것도 못할 것 같은 마음이 용기를 북돋아줬다.

 가장 힘든 코스는 중문관광단지로 가는 도로였다. 경사가 급해 자전거로 오르기에는 매우 위험해 보였다. 설상가상의 상황까지 다달았다. 자전거 타이어가 펑크가 난 것이다. '이를 어쩌나'하는 막막함에 도로변에 앉아 한숨만을 쉬고 있는 우리 앞에 친절한 아저씨가 나타났다. 그 아저씨는 우리를 목적지까지 태워주셔서 오랜만에 여유를 맛볼 수 있었다.

 제주도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였지만 자전거를 타고 힘들게 여행해서 더 뜻깊지 않았나 싶다. 무엇보다도 남자들도 힘들어 하는 하이킹을 의지도 약하고 힘든 일을 싫어하던 내가 완주에 성공해 완주증을 손에 갖는 순간의 뿌듯함은 상상할수도 없을 만큼 행복했다.

 아직도 제주도 하이킹의 후유증으로 피부껍질이 벗겨지고 새카맣게 탔지만 하루하루 적어 놓았던 일기장을 읽어볼때 마다 아름다운 제주도 풍경이 떠오른다. 또한 찍은 사진을 볼 때마다 다시는 이런 경험을 하지 못할 것 같은 값진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여행을 계기로 좀더 성숙해진 대학생이 되지 않았나 싶다.
앞으로 살면서 얼마나 힘든 일이 많이 있을까? 그때마다 이번 여행을 떠올리면서 마음을 가다듬어야겠다.

김 종 숙 (가정아동복지학과 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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