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지금의 명절은 과거와는 많이 달라졌다. 단편적인 사례이긴 하지만 기자는 지난 추석에 차례상 차림 문제로 부부싸움 후 홧김에 음독자살을 한 30대 여성, 수능을 앞두고 비관자살을 한 20대 남성 등의 뉴스를 들었다. 이외에도 친척들과 마주하기가 껄끄러워 추석 연휴기간에 자진해서 회사에 출근을 하고, 명절 기간 동안 가게도 닫을 텐데 끼니는 어디서 때워야 할까라는 고민의 사연을 듣기도 했다.
이와 같은 이야기는 우리에게도 먼 이야기가 아니다. 실제 한 포털사이트에서 대학생 88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명절 때 대학생이 친척들에게 가장 듣기 싫은 말' 로 '어느 대학교에 다니니'? 가 1위에 올랐다고 한다. 이어 2위는 '취업은 언제쯤 할 것인가'와 더불어 '남과 나를 비교하는 발언'이 3위로 올라 친척들이 자신에 관해 평가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전체 61%에 달했다.
이번 추석연휴 동안 우리대학 학생들도 친척들의 관심이 부담스러워서 친척집에 가길 꺼려하거나 공부를 하느라 바빠서, 명절을 이용해 여행을 가는 등 여러 핑계를 만들어 실제로 가지 않은 경우가 있을 것이다. 가더라도 인사만 잠깐, 안부만 묻고 헤어지는 모습을 보였을지도 모른다.
내 자신의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친척들에게 한소리 듣기 싫어서 '이번만 나 홀로 명절을 보낼거야' 하며 피하는 것은 더 잘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될 수 있다.
보름달 뜨는 밤 친척들과 모여 송편을 빚고 송편이 찌는 동안 설레었던 기억, 또래 친척들과 성묘를 다니면서 장난을 치던 어린 시절이 새록새록 떠오르며 그리워지는 것은 왜일까?
피하지 말고 즐겨라는 말처럼 명절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친척들에게 듣기 싫은 말이 있어도 그 말에 위축이 되더라도 우리 고유의 명절의 의미를 한번 되새겨보며 명절을 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