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2일은 우리 민족의 최대 명절인 추석이었다. 추석은 음력 8월 15일에 지내는 명절로 이 역사는 신라시대 초기 때부터 지금껏 이어져왔다. 조상에 대한 차례와 성묘를 지내는 날로 가난한 집안일지라도 이 날만은 쌀로 술을 빚고 과일을 풍성하게 차려 놓아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말이 나왔다고 한다. 보름달이 뜬 밤에 온 가족이 둘러앉아 얼마나 행복했으면 이런 말이 나왔을까?
그러나 지금의 명절은 과거와는 많이 달라졌다. 단편적인 사례이긴 하지만 기자는 지난 추석에 차례상 차림 문제로 부부싸움 후 홧김에 음독자살을 한 30대 여성, 수능을 앞두고 비관자살을 한 20대 남성 등의 뉴스를 들었다. 이외에도 친척들과 마주하기가 껄끄러워 추석 연휴기간에 자진해서 회사에 출근을 하고, 󰡐명절 기간 동안 가게도 닫을 텐데 끼니는 어디서 때워야 할까󰡑라는 고민의 사연을 듣기도 했다.
이와 같은 이야기는 우리에게도 먼 이야기가 아니다. 실제 한 포털사이트에서 대학생 88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명절 때 대학생이 친척들에게 가장 듣기 싫은 말' 로 '어느 대학교에 다니니'? 가 1위에 올랐다고 한다. 이어 2위는 '취업은 언제쯤 할 것인가'와 더불어 '남과 나를 비교하는 발언'이 3위로 올라 친척들이 자신에 관해 평가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전체 61%에 달했다.
이번 추석연휴 동안 우리대학 학생들도 친척들의 관심이 부담스러워서 친척집에 가길 꺼려하거나 공부를 하느라 바빠서, 명절을 이용해 여행을 가는 등 여러 핑계를 만들어 실제로 가지 않은 경우가 있을 것이다. 가더라도 인사만 잠깐, 안부만 묻고 헤어지는 모습을 보였을지도 모른다.
내 자신의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친척들에게 한소리 듣기 싫어서 '이번만 나 홀로 명절을 보낼거야' 하며 피하는 것은 더 잘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될 수 있다.
보름달 뜨는 밤 친척들과 모여 송편을 빚고 송편이 찌는 동안 설레었던 기억, 또래 친척들과 성묘를 다니면서 장난을 치던 어린 시절이 새록새록 떠오르며 그리워지는 것은 왜일까?
󰡐피하지 말고 즐겨라󰡑는 말처럼 명절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친척들에게 듣기 싫은 말이 있어도 그 말에 위축이 되더라도 우리 고유의 명절의 의미를 한번 되새겨보며 명절을 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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