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대학생들에게 6개월은 한 학기를 마치고 방학까지 보내는 긴 시간이다. ‘시간이 참 빨리 갔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우리들의 무관심 속에 하루를 일 년 같이 보낸 사람들이 있다. 2010년 4월 4일 소말리아 해적에게 피랍된 ‘삼호드림호’의 선원들이다. 흐지부지한 정부의 협상이 시작은 됐는지 의문스럽다. 200여 일 동안 아무런 진전이 없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만의 문제가 아니다. ‘냄비근성’으로 똘똘 뭉친 국민들의 잘못 또한 크다. 만약 우리들이 그들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안다면 냄비가 식는 일은 없을 것이다.
납치된 선원들의 고통이 끝나기도 전에 지난 10월 9일 ‘금미305호’가 또 피랍됐다. 이로써 한국인 7명이 소말리아 해적에 납치됐다. 현재 정황으로 봐서 7명 모두가 안전하게 구출될 수 있는지 의문스럽다. 또 구출이 된 후 조국으로 돌아왔을 때, 200여 일 동안 살해위협과 구타를 받아온 선원들이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
우리나라 선원이 소말리아 해적들에게 납치된 사건은 총 7건이며 200여 일이 넘도록 선원들을 구출하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리나라 국민의 해외 납치 사건에서 최장시간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전 세계에서 일어난 선박 피랍을 포함한 해적행위 406건 중 217건이 소말리아 해적이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소말리아 해적이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소말리아 국민들에게 해적은 해적질이 아닌 ‘산업’이기 때문이다. 먹고살기 위해 가장 쉬운 방법을 택한 것이다. 소말리아 국민은 해적행위를 나라의 망신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고 오히려 지지하는 입장이다. 청년들은 해적행위가 선망의 직업이고 여성은 해적과 결혼해 가난에서 벗어나는 것이 소원이라고 한다. 소말리아는 국민 75%가 하루 2천원 미만의 돈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세계 최빈국 중 하나다. 게다가 1991년 독재정권이 붕괴된 이후 극심한 내전상황으로 혼란한 상태여서 소말리아 정부가 치안까지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스스로 해결해 나갈 수 없다면 전 세계가 지속적인 관심과 도움으로 해결해야 한다. 특히 우리나라는 소말리아와 같은 비슷한 상황을 겪어봤으니 경험자로서 다른 나라보다 앞서서 도와야 한다. 소말리아 국가의 빈곤문제를 해결해줌으로써 해적행위를 없애는 것이 일석이조의 방법이 아닐까.
해군을 이용한 진압이라는 방법도 있지만 최근 해적에게 투자하는 투자자들이 늘면서 해적은 날로 규모가 커지고 있다. 최근 자동소총과 대규모 화력으로 중무장한 해적의 힘은 날로 세지고 있는 것이다. 화력으로 맞받아친다면 해적과 해군 모두 피해가 클 것이다. 그러니 소말리아 국가의 빈곤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현 상황에서 정부는 강력한 의지로 해적에게 피랍된 우리선원을 모두 구출해내야 한다. 이후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세계 여러 나라와의 협력을 통해 소말리아의 빈곤, 독재, 내전, 해적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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