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주의 국가에서 쓰는 말인지, 자본주의 국가에서 쓰는 말인지, 아니면 공산주의 국가에서 쓰는 말인지를 도대체 모르겠다”

지난 10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 회의에서 초과이익공유제에 대한 발언을 해 논란이 되고 있다. ‘초과이익공유제’란 대기업이 당초에 목표한 이익보다 더 많은 이익을 냈을 때 이를 주주, 임직원, 협력 중소기업 등에 나눠주자는 정운찬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의 주장이다.
우리대학이 위치해 있는 전라북도에서도 초과이익공유제 논란과 비슷한 맥락으로 볼 수 있는 사례가 있다. 바로 이마트 전주점 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한 전주시의회 의장의 천막 투쟁이다. “재벌 유통업체 여러분, 한달에 3일만 쉬어주십시오”라는 현수막을 달고 천막생활을 하며 현재 투쟁 중이다. 지난 해 12월 23일부터 시작한 이 천막투쟁은 약 세달 가까이 계속되고 있다. 그 주위에는 여러 단체에서 이 투쟁을 지지하는 현수막을 걸어 놓기도 했다.

앞의 두 사례는 거대한 몸집을 가진 ‘대기업’과 작은 몸집의 ‘중소기업’ 간의 일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중소기업이 대기업에 비해 불리한 입지인 것은 확실하다. 정 위원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들에게 도움을 주기위해 이익공유제를 주장했을 것이다. 하지만 기업은 최대한 많은 이익을 내는 것이 목표일 텐데 목표치 이상의 이익이라는 구체적이지 않은 기준을 내세우는 것은 충분한 논의가 되지 않은 채 성급한 발언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이 회장의 말 또한 이익공유제에 대해 부정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의도인 ‘동반성장’에 대해 적극적으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었다.

천막투쟁을 하는 곳에는 “저녁에는 동네슈퍼, 휴일에는 재래시장”이라는 문구를 써 붙여 놓은 것만 봐도 어떤 상황인지 짐작이 가능하다. 현재 전주에 대형할인 마트가 5개가 넘는 상황에서 소상인들의 입지가 커져도 모자랄 판에 점점 작아지고만 있다. 그 이유는 대형할인마트와 SSM(Super Super Market, 기업형 슈퍼마켓)이 지역 상권을 어지럽히고 있기 때문이다. 자본주위 사회에서 서로 경쟁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고 볼 수 있겠지만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해보는 것이 분명 서로를 위한 일일 것이다. 대형할인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에 대한 규제 역시 필요하고 재래시장과 영세 상인들은 경쟁력을 갖춰 소비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는 노력이 요구된다.

어느 누구든 자신이 처한 입장에서는 자신의 이익을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혼자 잘 살기위해 독단적으로 밀고 나가는 것 보다는 약자를 위한 배려 즉, 상부상조하는 정신이 필요한 때이다. 크고 작은 부분들이 모여 조화를 이루고 함께 성장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훨씬 더 좋은 세상을 만들어 갈 수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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