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그야말로 서바이벌 예능 프로그램의 전성기다. 얼마 전 종영한 케이블 방송 ‘슈퍼스타K’ 1, 2를 비롯해 ‘위대한 탄생’, ‘신입사원’, ‘나는 가수다’ 등 서바이벌 경쟁을 통해 등수를 매기는 프로그램들이 한참 성행 중이다. 이러한 서바이벌 프로그램들은 많은 대중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데 이는 결국 남을 누르고 살아가는 양육강식, 즉 경쟁에서 패한 사람과 살아남은 사람을 확실히 구별 짓는 현재 사회의 세태를 반영한 프로그램이라 말할 수 있다.

예능 프로그램은 시대를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외환위기를 맞았을 당시 사회의 열풍이었던 ‘양심 냉장고’가 바로 그 예다. MBC의 프로그램인 ‘일요일 일요일 밤에-숨은 양심을 찾아서’에서는 교통 신호를 잘 지키는 차량, 노인 공경하기, 친절한 공무원 찾기 등 양심을 지키는 프로그램이 유행했고 ‘러브 하우스’라는 프로그램이 성행할 당시에는 집을 새로 리모델링하는 가정이 많았다는 웃지 못 할 이야기도 있다. 또 ‘느낌표!’에서는 베스트셀러 등 좋은 책을 권장해주는 프로그램이 방영될 때 사람들이 책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되고 새롭게 도서관이 준공되는 등 프로그램에 따른 다양한 현상들이 일어났다.
물론 이런 공익성을 띄는 프로그램들이 인기를 끌게 되면 사회에 도움이 되는 매개체 역할을 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진행되고 있는 서바이벌 예능 프로그램들은 각박한 사회 속에서 남을 이기고 자신의 이익만을 생각하는 사회가 마치 정답인 것 마냥 강조되고 있다. 남을 누르고 올라가서 얻게 되는 이익에만 눈이 멀었다는 말이다. 또한 서바이벌 예능 프로그램은 1등 또는 금메달만 기억하는 우리사회 속에서 일등주의만을 부추기는 것이 되지 않을까라는 우려의 시선도 있다.

반면 서바이벌 가수 오디션을 시행하는 경우 지금까지의 실력보다는 비주얼로 인기를 얻어왔던 스타들도 위기감을 느끼고 가창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가창력을 우선시하는 가수들이 자신의 실력을 인정받을 수 있고 어렸을 때부터의 꿈을 이룰 수 있다는 긍정적인 시각이 일부에서는 존재하기도 한다.
이제 서바이벌 프로그램은 가수들의 등용문에만 국한된 게 아니다. 일등주의가 조장되는 사회를 막으려면 서바이벌 프로그램들의 목적인 ‘진정성’에 포커스를 맞춰야 한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달려온 사람들이 ‘서바이벌’이라는 개념으로 탈락 시 좌절하고 자신의 꿈이 무참히 짓밟히는 희생양이 되어서는 안 된다. 프로그램의 본 취지에 맞게 자신의 능력을 펼쳐 볼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되길 바라며 개인주의가 만연하고 있는 요즘, 서바이벌의 개념인 경쟁만을 생각하지 말고 공동체의식을 생각해 함께 성장해 나가는 사회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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