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이타’란 불교와 원불교의 교리로 '자신이 먼저 깨달음을 성취한 연후에 남을 구제한다'라는 의미이다. 이를 직역하면 '자신의 이로움이 곧 남의 이로움이다'로 배려의 정신을 내세워 이상적 인간상을 이뤄가자는 것이다.

 최근 우리사회는 개인주의의 팽배로 자리이타의 정신이 사라져 가고 있다. 이런 현 시점에서 자리이타의 정신을 실천하기 위해 열리고 있는 원불교 보은장터를 찾았다.

 올해로 25회째 맞는 '원불교 보은장터'는 우리대학 문화체육관 앞 주차장에서 9월 8일부터 9일까지 진행됐다. 기자가 찾은 8일의 '원불교 보은장터'는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이번 장터에서는 봉공회, 청운회 등 43개의 원불교 관련 교당과 복지기관에서 1년 동안 준비한 200여 개의 농산물과 생필품 등을 판매하고 있었으며 먹거리 장터까지 열렸다. 특히 도토리묵, 빈대떡, 팥죽 등 우리나라 전통음식까지 판매되고 있어 장터를 찾은 시민들의 이목을 끌었다.

 박정숙 씨(59세, 익산시민)는 "웰빙시대에 걸맞게 최고 품질의 우리나라 농산물을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어 한동안 밥상이 웰빙 식단으로 꾸며질 것 같다"며 "더욱이 이번 장터의 수익금으로 불우한 이웃을 돕는다고 하니 뿌듯하다"고 말했다.

 '원불교 보은장터'를 통한 수익금의 50%는 시청과 도청으로부터 추천을 받은 선천성 심장병·백혈병 어린이의 수술비용에 보태며 소년·소녀 가장 17명에게 장학금 전달, 독거 노인 도배 봉사, 북한동포돕기 등에 쓰인다.

 익산시 궁동교당의 이선오 자원봉사자(38세, 익산시민)는 "예상보다 손님이 많아 쉴 틈이 없다"며 "어려운 이웃을 돕는다고 생각하니 힘든 것도 어느덧 사라지고 만다"고 말했다.

 한편 불우한 이웃을 돕기 위한 취지로 마련된 이번 보은장터의 몇가지 문제점이 지적되기도 했다. 우선 보은장터가 문화체육관 앞 주차장에서 열리다보니 우리대학 주차난의 심각성을 가져오기도 했다. 실제로 문화체육관 앞 주차장에 마련된 보은장터는 200여 대를 주차할 수 있는 주차 공간이다. 그러나 이번 보은장터로 인해 200여 대의 차량이 박물관에서부터 문화체육관 앞까지 인도에 불법 주차를 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오대진 군(시각정보디자인학과 3년)은 "불우한 이웃을 돕는 것도 중요하지만 미리 학생들로부터 양해를 구했어야 하는 게 아니냐"고 말했다.

 또 임시화장실이 제대로 갖춰지지 못해 시민들로부터 불만을 사기도 했다. 특히 5살 꼬마아이가 화장실을 찾지 못해 가로수 길에 소변을 보는 모습도 목격돼 장터를 찾은 시민들의 눈총을 사기도 했다.

 원불교중앙교구 이상균 사무국장은 "처음부터 주차난이 걱정됐었다"며 "학생들이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덧붙여 "임시화장실을 마련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주변에 문화체육관이 있어 염려하지 않았으나 착오였던 것 같다"며 "내년 행사 때는 이러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지 않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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