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오사마 빈라덴이 사망했다. 그는 은신처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 북쪽 100km에 있는 아보타바드의 비랄 마을에서 미군의 공격으로 최후의 순간을 맞았다.
오사마 빈라덴은 수천 명을 사망에 이르게 한 ‘911테러’의 배후인물로 알려져 있다. ‘911테러’가 발생했던 2001년 당시 3000명에 가까운 무고한 사람들을 숨지게 한 그는 세계의 테러리스트 대부로 불린 인물이다. 따라서 그가 사망한 현재 국제유가가 급락하고 아시아증시가 동반 급등세를 보이는 등 그의 죽음이 전 세계 여러 분야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좋은 의미에서든, 나쁜 의미에서든 한 시대를 살아가면서 누군가에게 혹은 다수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이 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렇게 한 사람의 죽음이 전 세계적으로 영향을 끼치고 있는 순간, 이 순간을 과연 누가 가장 먼저 전했을까. 오사마 빈라덴의 사망 소식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담화에 앞서 도널드 럼스펠드 전 국방장관의 보좌관인 케이스 어반이 트위터에 먼저 게재하면서부터이다.
이렇게 트위터를 통해 전 세계로 그의 죽음이 알려지자 지난 2001년 미국 뿐 아니라 전 세계 모든 이들을 충격에 빠트렸던 테러를 경험했던 미국인들은 엄청난 환호를 했다. 특히 그가 사망한 지난 2일은 성조기를 휘날리며 거리를 활보하는 미국인들을 볼 수 있었다고 한다. 오사마 빈라덴을 사살하기까지 미국은 4000억달러(약 430조원)를 지출하며 그를 잡는 최후의 순간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오사마 빈라덴. 그는 과연 언제부터 테러리스트라는 이름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공포의 대상이 된 것일까. 이것은 그가 테러를 일으켰을 당시 무고한 민간인들을 희생시켰기 때문이다. 하지만 테러를 일으켰다는 이유만으로 한 인간의 죽음을 축제로 여기는 것은 과연 정당한 것인지 대해 생각해볼 일이다. 인간의 죽음은 결코 환호 받아야 할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는 정의를 위해 큰 세력에 맞서 싸우는 저항세력이나 혹은 시대를 대신해 정의의 사도 역할을 하는 사람을 ‘영웅’이라 부른다. 지금 그의 죽음은 그를 추앙하는 알카에다나 아랍권에서 영웅이 사라졌다는 이유로 많은 사람들을 실의에 빠지게 했다.
물론 테러를 일으키는 일과 아무 상관이 없는 무고한 사람들의 목숨을 잃게 한 것은 분명 잘못된 일이지만 그도 테러리스트이기 이전에 한 사람이었다. 그리고 그 사람의 죽음에 대해 슬퍼하는 자들이 존재하고 있다.

흔한 말로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미국의 시각에서 보면 테러리스트를 사살한 것에 불과한 일일지 모른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그들의 영웅이었던 한 사람의 죽음을 마음 아프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존재한다는 것 또한 중요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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