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민 기자
지난 15일 MBC 뉴스데스크에서 살인 장면이 찍힌 CCTV 장면이 그대로 전파를 타 시청자들의 비난을 샀다.

 식당 주인인 매형을 각목으로 폭행해 살해하는 장면이 모자이크 처리만 된 채 그대로 방영되었던 것이다. 인천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주방장이 "자신과 누나를 무시했다"며 저지른 일이었다.

 문제는 이 뉴스를 본 시청자들의 반응이었다. 생생히 노출된 폭행 장면에 시청자들은 󰡐뉴스의 선정성󰡑을 거론하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 가족과 함께 있는 시간대에 폭력장면이 확연히 노출돼 방송된 것은 분명 부적절했다.

 당연히 시청자들의 비난과 항의가 빗발쳤다. 뉴스 앵커는 노출 방송사고 대해 공식사과 했지만 시청자들의 화는 쉽게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결국 이 뉴스 방송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로 넘겨졌다.

 요즘 방송되는 뉴스들을 보면 그 기준이 무색할 정도로 노출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도대체 뉴스의 방송기준은 어디까지일까?

 방송심의에 관한 규칙을 보면 '총기,도검,살상 도구 등을 이용한 잔혹한 살인 장면이나 직접적인 신체의 훼손 묘사 등 시청자들에게 충격과 혐오감을 줄 수 있는 내용은 방송해서는 안 되며 폭력 등 범죄 내용을 지나치게 상세히 묘사해서도 안 된다'고 규정돼 있다.

 인기가 많아 시청률이 높은 드라마들 역시 자극적인 내용들이 꽤 많다. 시청자들은 이런 드라마들에 대해서도 비난을 한다.

 그런데 아이러니한 것은 높은 시청률이다. 이를 의식해서일까. 시청률 경쟁을 해야 하는 뉴스 프로그램에서도 자극적인 장면을 과감히 노출해 방송하는 경우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시청자들에게 '사실'과 '생생함'을 전달해주는 데에 뉴스의 한 기능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수위 높은 장면을 그대로 방송해 시청률을 높이는 것보다 중요시 되어야 할 사안이 있다. 어떤 현장감이나 생생함보다 중요한 것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다. 뉴스 보도로 인해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고려하지 않는다면 이미 뉴스로서의 기능을 다 하지 못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시청자들이 방송을 통해 사회에 관심을 갖고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는 기능이 우선 고려되어야 하는 것이다.

 아무리 자극적인 사건이 시청자들의 관심을 끈다고 해도 보도방송은 끝까지 자신들의 균형감각을 지켜야 한다.

 선정적인 영상을 통해 뉴스의 본질을 흐리는 일명 '시청자 몰이'는 이제 그만해야 한다. 단순히 시청률을 높이기 위해 뉴스의 '선정성'이 강조되기보다 올바른 뉴스보도로서의 역할을 다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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