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SBS ‘기자가 만나는 세상 현장21’에서는 일명 ‘마루타 아르바이트’에 대한 내용을 방영했다.
 이 아르바이트는 제약회사가 복제약품을 시판하기 전에 약효가 오리지널 약과 같은지 일반인에게 투여해 관찰하는 것으로 생동성 시험, 즉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을 위해 피험자를 고용하는 것을 말한다. 투여된 약물을 검증하기 위해 건강한 피험자가 약을 복용하면 혈액을 뽑아 혈중약물농도를 측정하게 된다.
 현재 이 아르바이트는 젊은 대학생들 사이에서 2-3일 만에 적게는 2-30만원 사이에서 많게는 5-60만원을 버는 쉽고 편한 고수익 아르바이트로 인식돼 인기가 높다. 이처럼 20대 들이 임상시험 아르바이트에 몰리는 근본 원인은 무엇일까. 높은 등록금과 좁은 취업관문이 목을 조이고 있기 때문이다.
 최저임금이 열악한 아르바이트들이 대부분이다 보니 이렇게 고수익인 임상시험 아르바이트에 비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안정적인 소득이 있는 자라면 과연 임상시험에 스스럼 없이 참여했을까. 겉으로 보기엔 피험자들은 스스로 선택한 것처럼 비춰지지만 결국 없는 돈을 갖기 위해 취약한 20대들의 신체가 이용당하고 있는 것이다.
 일명 ‘마루타 아르바이트’는 까다로운 기준적용으로 인해 탈락자가 발생하기도 한단다. 그렇지만 탈락자들은 기회가 생기면 다시 지원하겠다고 말한다. 이렇게 높은 경쟁률을 보이는 임상시험 아르바이트는 우리 사회의 암담한 현실을 보여주고 있는 한 예이기도 하다. 실험용 쥐가 된 듯한 느낌에 자괴감이 들 때도 있고 약물의 부작용을 우려하기도 하지만 이런 우려를 감수하고 있는 그들을 보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이 단지 그들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 것이었다.
 마루타 아르바이트 뿐 아니라 적은 시간 안에 많은 돈이 지불되는 고수익의 일이라면 한번 해볼만 하다는 생각이 들 수 있다. 그 생각은 거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물론 그것은 사회의식, 사회제도의 문제이기도 하겠지만 한편으로는 우리의 바른 행동과 사고의 문제이기도 하다. 사회제도를 지적하기 전에 자신의 사고를 다시 한 번 생각해야한다.
 순간을 무마하려는 돈 보다는 무엇이 가장 중요하고 무엇이 먼저인가를 인식하고 깨달아야 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많은 젊음을 품은 청춘들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생명은 무엇과도 바꿀 수없이 존엄하다. 생명을 담보로 한 모든 행위는 엄격한 관리와 제도적 보완 속에 감시되어야 한다. 그것이 인간의 존엄을 스스로 지키는 일인 것이다.
저작권자 © 원광대학교 신문방송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