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용선 기자

 전통적으로 우리나라는 장남이 부모님을 모시는 것을 바람직한 부양 형태로 인식해 왔고 오늘날까지도 부모가 늙으면 자녀가 부양하는 동거 형태를 가장 선호하고 있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젊은이들 사이에 결혼 후 부모님을 모시는 것은 손해라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는 듯 하다. 이는 드라마 속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형제들이 부모님을 누가 모시느냐에 대해 티격태격하는 장면은 물론 딸을 가진 부모가 병든 시부모를 모셔야 한다는 이유에 딸의 결혼을 반대하는 등의 드라마 내용이 극적 재미(?)를 더하고 있다. 이제 결혼 후 시부모를 모신다, 모시지 않는다는 사랑만큼이나 중요한 결혼의 전제조건이 되어 버렸다.

 전통적인 가족가치관으로 노인 부양을 지탱해 왔던 가족주의, 효도는 변화된 젊은 세대들의 가치관에서 찾기 힘들다. 2004년 우리대학 학생 2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993호 보도)를 보면 '결혼 후 부모님을 부양할 것인가'란 질문에 '당연히 부양해야 한다'는 의견은 고작 35%. 51%의 학생은 '잘 모르겠다'고 답했고 심지어 13%는 '부양하지 않겠다'고 답해 변화된 젊은이들의 효도관념을 볼 수 있다.

 물론 부모 부양 문제가 단순히 '부양하면 좋은 것이고 그렇지 못하면 나쁜 것이다'라는 이분법적 논리로 설명하긴 어렵다. 그러나 부모 부양의 문제가 젊은 세대들의 '귀찮음'으로, '기피현상'으로 발전하고 있다면 문제는 심각하다. 이러한 부모 부양의 문제는 현대판 고려장을 낳고 있다고 한다. 병든 노부모를 모시기 힘들다는 이유로 폐가에 버린다거나, 복지시설에 돈을 주고 맡기는 일은 허다하며 독거노인이 끼니를 챙기지 못해 죽은 이야기는 더이상 뉴스거리가 아니다.

 사실 이러한 일들이 빈번히 발생하는 것은 우리사회의 복지 수준이 현저하게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고령화 시대에 따라 노인 단독가구가 늘어나고 있는 현재에 우리가 시급히 해결해야 하는 '노인 대책 문제'이기도 하다.

 부모 부양이 결코 효도의 잣대는 아니다. 다만 부모님의 은혜와 사랑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며 우리사회가 외면하고 있는 독거노인들에 대한 따뜻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추석을 맞아 어렵고 소외된 노인들이  자식들과 함께 따뜻한 명절을 보내는 모습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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