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 2등으로 순위는 갈리지만 모두가 우승자가 되는 것, 바로 스포츠다. 치열한 경쟁으로 메달의 색깔을 나누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선수들이 경기에 나오기까지 흘렸을 땀과 넘치는 열정을 생각한다면 그저 메달리스트에게만 축하의 박수를 쳐줄 수는 없을 것이다.
 
 경기장 안에서 최선을 다하며 함께 뛴 동료들에게 ‘넌 최고야’라고 말해 줄 수 있는 그들의 스포츠맨십 정신은 그 어떤 메달보다 빛나 보인다.  
 
 지난 27일부터 어제까지 진행된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는 진한 감동을 느끼게 해주었다. 경쟁자를 응원하는 모습, 정식종목은 아니지만 장애인 선수들이 휠체어 레이스를 펼치는 모습 등 그들을 보고 있자니 가슴 속 뜨거운 기운이 샘솟는 듯 했다.   
 
 아쉽게도 이번 세계육상대회는 유독 더운 찜통 더위 탓인지 신기록 달성 실적이 저조했다고 한다.
그런 중에도 우리나라 남자 1천 600m 계주팀은 한국신기록을 달성했다. 13년만의 쾌거다. 미국, 자메이카,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강호와 섞여 뛴 바람에 가장 늦은 8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1998년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작성한 한국기록(3분 04초 44)을 13년 만에 홈에서 갈아치우면서 의미있는 성과를 남겼다. 타 스포츠에 비해 약세인 한국 육상에서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감동과 함께 반전 역시 존재했다. 세계적인 육상 스타들의 연이은 실격과 탈락이 그것이다. 장대높이뛰기 미녀새인 이신바예바는 6위에 그쳤으며, 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라는 우사인 볼트는 부정출발로 인해 트랙을 달려보지도 못하고 실격 당했다. 그들의 질주를 생각했던 세계 팬들은 청천벽력같은 소식에 믿을 수 없다는 의견을 보였다.
 
 스타 선수들의 탈락에 비해 샛별들의 활약은 대단했다. 기록은 언제나 바뀌는 것이니 신예들의 미래를 계속 기대해봐야겠다.
 
 이번 대회에서 땀 흘린 사람은 선수만이 아니다.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뒤에서 도움을 주는 ‘자원봉사자’는 그야말로 숨은 주역이다. 의사를 비롯해 젊은 대학생들까지 경력 또한 다양하다. 경기장 뒤의 조연이지만 성공적인 대회를 이끄는 그들 역시 박수를 받아야 마땅하다.
 
 이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혹자는 최악의 대회라 질타하고 있다. 세계기록이 전혀 나오지 않는 등 전반적인 경기력 부분을 비롯해 운영미숙, 숙식, 교통 문제 등이 지적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육상불모지 아시아에서 육상대회를 유치했다는 것 자체가 반은 성공한 셈이다. 대회의 이념처럼 꿈(Dream)과 열정(Passion), 도전(Challenge)으로 무장한 선수와 봉사자들, 그것을 온몸으로 보여준 그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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