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익산 북부시장

 18일은 우리나라 4대 명절 중 하나인 추석이다. 추석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이자 서민들의 삶과 애환을 한 눈에 볼 수 있다는 재래시장. 추석을 맞아 서민들의 삶을 느낄 수 있는 재래시장의 풍경을 담아봤다.

 기자는 추석을 몇 일 앞둔 14일 익산 남중동에 위치한 북부시장을 찾았다. 북부시장은 75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익산 최대 규모의 재래시장으로써 현재 110여 개의 점포가 들어서 있다.

 기자가 북부시장을 찾은 날은 추석을 맞이해 소위 '대목장'이 한창 열리고 있었다. 오전 10시경 아직 이른 시간인지 장을 찾은 손님들은 많지 않았고 상인들만 손님 맞을 준비를 분주히 하고 있었다. 오전 11시가 가까워지자 시장통은 밀려드는 사람들로 시장 본래의 활기찬 모습을 되찾기 시작했다.

 거리의 양쪽에 길게 늘어선 저잣거리의 상인들은 손님의 눈길을 끌기 위해 파는 물건을 손에 들고 호객행위를 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또 여기저기 물건 값을 흥정하는 사람과 남는 것 없다며 티격태격 대는 실랑이도 눈에 띄었는데 오히려 정겨워 보였다.

 이날 북부시장을 찾은 김영한 씨(주부, 35세)는 "재래시장의 편안한 분위기가 좋아 자주 애용한다"며 "대형할인매장에 비해 가격도 저렴하고 상인들과의 정겨운 흥정도 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람들은 북적였지만 일자리 창출 미약과 유가 폭등 등으로 서민들의 경제가 좋지 않아 사람들의 소비심리가 위축돼 있는 것으로 보였다.

 시장거리에 과일상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인철 씨(상인, 47세)는 "추석을 맞아 장을 보기 위해 사람들이 시장을 찾아 오랜만에 활기찬 모습을 되찾았다"며 "하지만 유가폭등 등으로 서민들의 경제가 위축돼 있어 여전히 체감경기는 좋지 않다"고 말했다.

 최근 대형할인매장이 속속 개장하면서 특히 재래시장이 큰 타격을 받고 있다. 그러나 북부시장이 대형할인매장에 위축되지 않고 그나마 명맥을 이어나갈 수 있는 이유는 2004년 9월 대대적으로 건물 보수공사를 실시했기 때문이란다. 이 공사 이후로 북부시장을 찾는 손님들이 부쩍 늘었다고 한다.

 한편 서민들의 경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재래시장이 일반 상가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다는 조사가 나와 주목된다. 대한주부클럽연합회 전주·전북지회에 따르면 9월 6일부터 7일까지 도내 유통업체를 대상으로 추석 제수 상품 가격을 조사한 결과 재래시장이 대형할인매장보다 2만1천541원, 백화점보다 2만9천782원 더 싼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렇게 대형할인매장보다 싸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재래시장은 여전히 존폐의 귀로에 서있다는 지적이다. 대한뉴스와 파이낸셜뉴스에 따르면 전라남도 광주 지역의 재래시장은 백화점과 대형할인매장에 치여 겨우 그 명맥만을 유지하고 있으며 서울의 남대문 시장 역시 이와 같은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재래시장의 위기에도 불구하고 북부시장은 꿋꿋하게 손님을 맞이하고 있었다. 불경기라는 쓴말을 뱉으면서도 서글서글한 웃음을 지어 보이는 상인들. 그들의 표정이 있기에 불경기 속에서 재래시장이 더욱 빛을 발하는 것은 아닐까.

 서민들 그리고 마음이 넉넉한 상인들이 어울려 시끌벅적한 북부시장이 항상 그들 속에 자리해 추석이 지난 이후에도 재래시장에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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