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진 감독의 영화 뜯어보기


   하반기 최고 히트 영화인 <웰컴 투 동막골>(박광현 감독, 필름있수다 제작)이 한국영화시장 사상 4번째로 700만 관객을 눈앞에 두고 있다. 8월 4일 개봉한 이 영화는 9월 첫째 주말 630만 관객을 돌파하며 <태극기 휘날리며>(2004년, 1천174만명), <실미도>(2004년, 1천108만), <친구>(2001년, 818만명)에 이어 한국영화시장 역대 흥행순위 4위를 기록했다. 이어 영화 <박수칠 때 떠나라>(장진 감독, 어나더썬데이 제작)도 240만 관객을 동원하는 좋은 성적을 보이고 있다.

 여름 극장가를 장악하고 추석까지 여세를 몰아갔던 영화 <웰컴 투 동막골>과 <박수칠 때 떠나라>는 모두 장진 감독의 작품이다. <웰컴 투 동막골>은 장진 감독이 시나리오를 쓰고 제작을 맡았으며 <박수칠 때 떠나라>는 시나리오를 쓰고 감독까지 맡았다.

 이처럼 우리나라 영화계를 뜨겁게 달군 장진 감독. 그의 영화에는 신하균, 정재영이 주로 등장하는 특징을 찾아볼 수 있다.

 영화 <웰컴 투 동막골>에서 탈영한 표현철과 인민군 장교인 리수화 역을 맡은 영화배우는 신하균, 정재영이다. 또한 <박수칠 때 떠나라>에서 단서 없는 현장 용의자 김영훈 역을 맡은 배우도 신하균이며 어리버리한 마약밀매상으로 까메오 출연한 배우도 정재영이다.

 장진 감독과 신하균, 정재영 배우는 이 두 영화에서만 함께 작업한 것이 아니다. 셋의 인연은 장진 감독이 감독으로 데뷔한 첫 영화 <기막힌 사내들>(1998년)로부터 시작된다. 이어 <간첩 리철진>(1999년), <극단적 하루>(2000년), <킬러들의 수다>(2001년), <묻지마 패밀리>(2002년)에서도 역시 두 배우와 함께 작업했다. 또한 2003년과 2004년에 제작된 <화성으로 간 사나이>와 <아는 여자>에서는 신하균과 정재영을 각각 주연으로 내세우기도 했다.

 장진 감독이 신하균과 정재영만을 고집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 해답에 대해 장진 감독은 "같이 연기를 해 본 배우는 편하다"며 "단지 막역한 사이이기 때문만이 아니라 그 배우의 연기적 옥타브를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까닭에 그 재량을 내 작품에 잘 써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고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러나 장진 감독의 배우 캐스팅에 대한 변화가 감지된다. 최근 상영된 <박수칠 때 떠나라>에서 주인공으로 차승원을 캐스팅했다. 신하균과 정재영만을 주연배우로 고집하던 장진 감독이 이번 영화에서부터 변화를 시작한 것이다.

 캐스팅 변화의 이유에 대해 장진 감독은 "재킷만 집어 들어 걸쳐도 뭔가 스타일이 느껴지는 카리스마가 넘치는 검사역의 배우를 캐스팅하고 싶었다"며 "평소 인사만 오가던 차승원이 제격이라고 생각돼 캐스팅했다"고 이유를 들었다. 또한 "같이 작업해보니 그 외에 더 많은 것들이 얻어져 놀라울 정도"라고 한다.

 특히 장진 감독은 차승원에 대해 알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단다. 이에 "배우를 처음 만나는 때면 걱정이 앞서는 게 사실이다"며 "차승원의 출연이 결정된 뒤에는 하루 세 통 이상의 통화를 했고 그의 일거수 일투족을 파악하면서 서로 신뢰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배우의 연기적 옥타브를 제대로 파악하고 그 재량에 맞춰 배우를 캐스팅하는 장진 감독. 그는 캐스팅 후에도 그 배우를 알기 위해 노력한다. 이러한 장진 감독의 노력이 흥행 성공의 원인이 아니었을까.

 우리나라의 영화감독, 제작가, 시나리오 작가 등의 영화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장진 감독과 같은 노력으로 보다 좋은 한국영화를 탄생시키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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