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리비아를 통치해온 무아마르 카다피가 고향인 시르테에서 시민군에 의해 사살됐다. 십 여 일이 지난 지금도 이 사건은 지구촌의 톱뉴스가 되고 있다.
카다피는 1969년 9월 쿠데타를 일으켜 리비아의 수반으로 군림한 이후 42년간 절대 권력을 유지해 왔다. 자신 스스로를 대중의 국가라는 뜻의 ‘자마히리야’라고 부르며 석유회사 국유화 등 경제적 사회주의를 펼쳤다. 또한 정권의 대부분을 자신과 자식들이 중심이 되어 구축하면서 리비아의 국유재산을 횡령하는 등 독재정치를 해왔다.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리비아를 독재 통치 해온 카다피였지만 죽음 앞에서 애원하는 마지막 모습은 비참하고 굴욕적이었다.
현재 중동지역에서 출발해 세계 곳곳으로 번지고 있는 민주화 운동은 세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재스민 혁명이라고도 불리는 민주화 운동은 작년부터 시작돼 현재까지 튀니지, 이집트를 거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계속 확산되고 있다. 21세기에 민주화 운동이라니. 중동지역의 민주화 시위가 우리에겐 다소 어색하게 들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국민의 자유를 억압하고 독재정권을 유지하고 있는 나라들은 당장 해결해야 할 시급한 문제다.
북한도 세습 사회주의 국가이고, 중국 또한 개혁과 개방정책으로 경제대국으로 성장했지만 인권문제 등 많은 사회문제를 안고 있어 앞으로의 향방에 전 세계가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이번 ‘카다피’ 사건은 ‘민주주의’라는 시대적 흐름에 반하는 폭력적이고 독재적인 지배자의 최후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독재정권 타도를 목표한 재스민 혁명은 이제 중동지역의 소수 아랍권 국가들의 자유와 권리를 되찾기 위한 투쟁에 머물지만은 않을 것이다.
우리가 재스민 혁명에 주목해야 할 이유가 또 한가지가 있다. 바로 한민족인 북한 역시 사회주의국가이면서 2대째 세습 국가이기 때문이다. 반세기를 훌쩍 넘게 북한을 통치해 온 김일성, 김정일 정권은 다음 후계자 또한 김정은으로 확고히 하면서 독재를 이어나가려 하고 있다. 북한은 현재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재스민혁명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할 것이다. 북한은 경제정책의 실패로 인해 빈부격차가 심화되었고, 독재정치로 수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북한 시민들의 절반 이상이 공산주의에 불만을 품고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세계적인 민주화 요구에 부응하면서 북한도 민주주의로 한 발 더 나가기 위한 시도를 해 봐야 할 시점이다.
이번 카다피의 몰락은 국제사회의 민주주의 발전과 우리나라의 통일에 대한 값진 교훈이 될 것이다.

저작권자 © 원광대학교 신문방송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