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유형의 문장을 살펴보아야 하지만 일반인들이 이해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병렬 관계에 대해 다뤄보고자 한다.
병렬 표현은 ‘나는 효리와 호동을 좋아한다.’는 유형의 문장에서 확인된다. 바로 이 문장에서 ‘-와’는 병렬 구조를 이루게 하는 요소이다. 이를 통해 ‘효리를 좋아한다.’는 문장과 ‘호동을 좋아한다’는 문장이 연결된다.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이런 유형의 병렬 표현에서 우리는 많은 실수를 하게 된다.
(1) 동해 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하느님이 보우하사
(2) 음식물과 애완동물 출입 금지
언뜻 보기에 (1)에 제시된 ‘애국가’ 1절의 가사는 아무런 잘못이 없어 보인다. 그런데 그것을 제대로 분석해 보면 우리는 큰 문제점을 발견할 수 있다. 상식적으로 ‘동해 물은 마르는 것이고 백두산은 닳는 것’이다. 그 부분을 ‘유니콘과 칼텍스가 마르고 닳도록’으로 바꾸어 보자. 과연 우리 한국인들의 직관으로 ‘유니콘’은 ‘마르는 것’이고 ‘칼텍스’는 ‘닳는 것’이라 할 수 있겠는가? ‘동해 물이 마르고 백두산이 닳도록’이라고 하면 어떻겠는가? 오늘만 가사를 바꾸어서 애국가를 불러보자.    (2)에 제시된 문장에서는 병렬 요소로 ‘-과’를 확인할 수 있다. 사실 (2)는 ‘음식물 출입 금지’와 ‘애완동물 출입 금지’가 연결된 것이다. 그런데 전자는 말이 되지 않는다. 만약 ‘애완동물’을 앞에 내세우면 어떤 표현이 예상되는가? 아마 ‘애완동물과 음식물 반입 금지’가 될 확률이 높다. 이 또한 틀린 것이다.
‘음식물 반입’이라는 말은 쓸 수 있는데 ‘애완동물 반입’이라는 말은 쓸 수 없기 때문이다. 동물애호가 입장에서는 화가 날 일이다. 애완동물이 물건으로 취급되기 때문이다. ‘음식물 반입 금지와 애완동물 출입 금지’라고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음식물 반입과 애완동물 출입 금지’처럼 보다 간결하게 쓸 수 있는데, 이는 ‘반입’과 ‘출입’이 ‘금지’에 걸리는 구조라 할 수 있다.
다음 두 경우를 통해 병렬 관계에 대해 확실히 이해해 보자. 바른 표현은 어떤 것인가?   
(3)가. 감독관께서 수험생 여러분의 신분증과 휴대전화를 수거하겠습니다.
    나. 감독관께서 수험생 여러분의 휴대전화와 신분증을 확인하겠습니다.
    다. 감독관께서 수험생 여러분의 신분증을 확인하고 휴대전화를 수거하겠습니다.
(팁: 신분증은 자신의 책상 위에 두는 것이 일반적. 정답 하나)       
(4)가. 예술 활동을 간접적으로 체험하거나 직접 참여할 때
     나. 예술 활동에 직접 참여하거나 간접적으로 체험할 때
     다. 예술 활동을 직간접적으로 체험할 때
     라. 예술 활동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할 때
(팁: ‘체험하-’냐 ‘참여하-’냐에 따라 달라지는 표현. 정답 둘)
임석규 교수 (국어국문학과)

저작권자 © 원광대학교 신문방송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