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월 11일은 왠지 떡볶이를~
1) ‘떡 볶기’는 떡을 볶는 행위를 지칭한다. 그래서 ‘떡볶기’가 아니고 ‘떡볶이’라고 해야 옳다. 2) ‘왠’과 ‘웬’은 어떻게 구분할까? ‘왠지’만 ‘왠’으로 쓰고 나머지는 다 ‘웬’이다. 3) 11월 11일이 다가오자 ‘데이 마케팅’으로 시끄럽다. 이 날을 ‘가래떡 데이’로 기념하기 시작한 곳이 <안철수연구소>라는 얘길 라디오에서 들었다. 왠지 매콤한 떡볶이가 먹고 싶은 저녁이다.

▲ ‘늘리다’와 ‘늘이다’
우리 동네에는 떡볶이 가게가 두 개 있다. <엄마분식>과 <목마르죠>의 주 고객은 인근의 초등생들. 학교가 파하면 분식집 앞으로 몰려든다. 그 중에는 초등학교 2학년인 딸 태현이도 있다. 아이에 의하면 <목마르죠>가 더 맛있단다. 나는 그 비결이 ‘분량 늘리기’의 타이밍이라고 생각한다. <엄마분식>은 튀김, 김밥 등 메뉴가 많아서 ‘떡 볶기’에 관심이 덜 간다. 떡이 떨어지면 급하게 물과 재료를 넣어 분량을 늘이기 일쑤다. 당연히 손님도 더 적다.
‘늘리다’는 무엇을 더해서 분량이나 크기를 많게 하는 뜻이며 ‘늘이다’는 보태지 않고 현재의 것을 활용해서 상태를 변화시키는 의미가 있다. 가게를 늘리고, 힘을 늘리듯 우리의 실력을 늘리는 일에 열중해야겠다.

▲ ‘고맙습니다’와 ‘감사합니다’
<개그 콘서트>의 한 코너를 즐겨 본다. 개그맨들이 꽁트를 하다가 ‘감사합니다~’를 신나게 외치는 것이 반복된다. 소파에 누워 그걸 보며 일요일이 끝남을 아쉬워한다.― 아! 건조함을 견디려는 나의 몸부림…‥.
‘감사(感謝)’는 한자어에서 유래한 동사이고, ‘고맙다’는 토박이말로 형용사다. 출신성분(?)이 다르기에 ‘고마우신 선생님’은 돼도 ‘감사한 나의 조국’은 성립되지 않는다. 동사는 다른 말을 꾸며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술어로 쓰일 땐 둘의 차이는 드러나지 않는다.
또한 둘의 쓰임은 감사의 대상에 따라서 달라진다. 아랫사람에게 표현할 경우엔 ‘고맙다’가 어울린다. 그러면 윗사람에게는 무조건 ‘감사합니다’가 맞는 표현일까? 꼭 그렇지만은 않다. 공적인 발언에는 ‘감사하다(합니다)’로 사적인 자리에는 ‘고맙다(습니다)’로 쓰는 것이 좋다. ‘고맙다’는 ‘공경할 만하다’는 뜻으로 쓰였기 때문. 나도 외치기로 한다.― 개그맨들처럼 ‘행복충만’한 표정으로― 이 글을 읽어 주신 원광인 여러분! 감사합니다.~
[참고문헌] 최경봉 외, 『우리말 오류사전』; 김영원 외, 『국어실력이 밥 먹여준다』       박태건 교수 (글쓰기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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