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코’라는 말 뒤에는 반드시 부정적 표현이 이어져야 하는바, 이것이 바로 호응 표현이다. 사랑이 뭐냐고 물으신다면 여러분은 뭐라고 대답할 것인가? ‘누군가 내게 사랑이 뭐냐고 물으신다면 저는 이렇게 대답할 겁니다.’로 말을 꺼낼 수 있다. 여기에서도 호응 표현은 나타난다. ‘물으신다면’과 ‘대답할 것입니다’가 호응을 이루고 있다. ‘사랑이 무어냐고 물으신다면 눈물의 씨앗이다.’라고 해서는 안 된다. ‘사랑이 무어냐고 물으신다면 눈물의 씨앗이라고 (대답)할 것이다’와 같이 문장 끝 부분에 ‘(대답)할 것이다’를 넣어서 마무리해야 한다. 묻고 대답하는 수준를 넘어 ‘-ㄴ다면’과 ‘-ㄹ 것이다’도 관련지어 보아야 한다.

아래에서는 문장이 다소 길어진 경우, 그때의 호응 표현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부사절 개재 類型). 다음에 제시된 두 문장을 비교해 보자.

(1) 가. 전직 대통령의 업적을 논할 때, 정치적 측면보다는 경제적 측면의 발전을 중심으로 논의해 왔다. 

    나. 전직 대통령의 업적에 대해 논할 때, 정치적 측면보다는 경제적 측면만을 강조해 왔다. 

(2) 가. 위 표를 검토해 보면 그 정책은 잘못되었다.

     나. 위 표를 검토해 보면 그 정책은 잘못되었음을 알 수 있다.

제시된 첫 문장은 띄어쓰기를 포함하여 40자를 훌쩍 넘긴다. 한 문장이 40자를 넘을 경우, 제대로 문장을 구사하는 한국 사람은 의외로 많지 않다. 필자도 문서 작성 시 한 줄(40자 정도)이 넘어가면 다시 한 번 그 문장을 검토하는 습관이 있다. 문장이 길면 끊어 읽기를 해 보면서 점검하는데, 위 문장에서는 콤마 부분에서 끊어 읽은 후 마침표 앞에 있는 말(서술어)을 연결시켜야 한다.

(1)을 보도록 하자. ‘논할 때’에서 끊어 읽으면 ‘논의해 왔다’와 연결되는데, 앞뒤에 ‘논하-’는 것이 중복되어 있으니 당연히 틀린 표현이다. (2)에 제시된 ‘검토해 보면’과 호응하는 표현이 무엇인지도 쉽게 알 수 있다. ‘검토해 보면’, ‘살펴보면’ 등은 ‘…을 알 수 있다’ 또는 ‘…을 확인할 수 있다’ 등과 호응이 된다.

문장 유형 (2)가 좀 더 길어질 경우가 있는데, 그때 부자연스러운 표현이 나타나기 십상이다. 다음 두 문장을 대비해 보고 그 옳고 그름을 판단해 보자.

(3) 가. 제시된 두 가지 통계 자료를 살펴보면, 2000년 이후 복지 정책이 큰 변화를 입고 있다.

    나. 제시된 두 가지 통계 자료를 살펴보면, 2000년 이후 복지 정책이 큰 변화를 입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임석규 교수 (국어국문학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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