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대신문 지난 1180호(11월 14일자) 대학면에서 ‘흡연자와 비흡연자 인식조사’라는 주제를 다뤘다. 기자는 이 기사를 쓰기 위해 남녀 비흡연자와 흡연자를 만나 인터뷰를 했었다. 짧은 인터뷰였지만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시간이었다. 평소에도 여성 흡연자들을 향한 사회적 시선이 좋지 않다는 것은 어렴풋이 알고 있었지만 인터뷰를 하면서 그들의 속내까지 파악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는 예부터 유교적 사상이 지배해왔다. 유교문화 특징 중 하나인 가부장제는 남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회적 분위기를 형성했다. 과거보다는 유교적 사상이나 가부장제의 영향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상당 부분 남아 있는 것이 현실이다. 여성 흡연자와의 대화를 통해서 여성에 대한 사회의 시선을 다시금 깨닫게 했다.

담배는 백해무익하다. 그러나 성인이라면 누구나 흡연의 자유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남성이 흡연을 하면 ‘그럴 수도 있지’라고 생각하며 너그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에 여성 흡연자에게는 힐끔힐끔 쳐다보는 시선과 ‘여자가 뭐하는 행동이냐’는 핀잔이 이어진다.

흔히 여성은 임신을 하기 때문에 흡연을 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내세우기도 한다. 임신은 여성 혼자만의 일이 아니다. 남성 흡연자도 임신에 나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담배는 기호식품일 뿐인데 남녀를 가르는 것은 옳지 못하다.

지난 16일 YTN에서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 2009년 우리나라 성인 여성 흡연율은 7.1%로 성인 남성의 46.9%에 비해 현저히 낮았지만 소변의 니코틴 성분을 통해 측정한 흡연율은 13.9%로 두 배가 넘었다고 한다. 특히 30세 미만 여성의 경우 스스로 담배를 피운다는 답변을 한 여성은 11.6%이지만 실제 흡연율은 23.4%로 나타났다. 반면 남성들의 경우 스스로 답한 흡연율과 소변 측정 흡연율의 차이가 거의 없었다고 한다. 조사결과에서도 나타나듯이 여성들이 자신이 흡연을 하는 사실을 숨기고 있는 것이다.

흡연에 관한 시선 뿐 아니라 언론에서도 남녀의 성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을 심어주고 있다. 광고나 영화, 드라마에서 여성은 남성에게 헌신해야 하는 이미지를 당연한 듯이 보여준다. 이는 시청자들이 여성들은 남편과 자식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해야 한다는 인식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한다.

남성과 여성에 대한 차별적 사회적 인식은 큰 문제로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도 있지만 대수롭지 않게 넘길만한 일이 아니다. 일상생활 속 인간관계에서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오래 전부터 뿌리박힌 인식이 한 번에 바뀔 수는 없다. 하지만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먼저 인식을 바꾸려고 노력해야 한다. 남성과 여성에 따른 시선이 아닌 존중받아야 할 인간으로 바라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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