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들은 새끼를 갖기 위해 발정기에만 성행위를 하는데 비해 사람은 아무 때나 자유스럽게 성행위를 하게 됐다. 그러다 보니 자식을 갖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쾌락을 위한 성행위가 더 많아졌다. 불가항력적이며 치명적이고, 반복적인 임신을 피하기 위해 발정기가 없어진 사람은 잦은 성행위로 예상치 못한 임신을 하게 되어 언제 어디서 누구의 자식을 가졌는지 알 수가 없게 되면서 일정한 파트너를 선택하게 된 것이다. 

 동물들은 생리주기를 배란기에 발정으로 표현하지만 발정기가 없는 사람은 생리주기를 판단할 길이 없어 생리주기의 표현으로 월경(menstruation)을 선택하게 되어 동물들과는 달리 월경 양이 많고 기간이 길다. 발정이 있다면 임신을 하고자 할 때는 수태를 위해 성행위를 하게 되고 임신을 원하지 않으면 발정기를 피하면 되는데 발정이 없기 때문에 성행위를 한 후에 월경이 있어야만 임신이 되지 않았음을 확인하고 안심을 하게 되는 것이다.

 사람의 생리주기는 해보다는 달의 주기를 따르게 되어 28일 주기를 가지며 생리시작 14일 째에 배란이 되고 임신이 되지 않으면 배란 14일 만에 월경이 있게 된다.

 그러나 인간생활에 필수적인 사회활동 및 경제활동으로 인해 28일 주기가 깨지는 경우가 점차 많아지고 있다. 이렇게 28일 주기를 깨트리는 원인으로는 정신적인 스트레스와 노동을 가장 큰 원인으로 보고 있으며 최근에는 동물성 음식 섭취에 따른 동물성 호르몬의 체내 유입이나 호르몬 기능을 하는 화학물질(환경호르몬)의 체내 유입으로 호르몬 균형이 깨지면서 생식주기는 더욱 흐트러지게 되어 일주일 이상의 주기변동을 보이는 경우가 43%에 이르고 있다.

 따라서 월경으로 생리주기를 판단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보며 월경주기에 따라 임신 및 피임을 조절하는 것은 불가능하게 됐다.

 '나는 생리주기가 일정해요'라고 주장하거나 생리주기에 따라 피임이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또한 아직 수태를 원치 않는 여성들은 피임을 생각하지도 않고 행하지도 않는 남성 파트너는 철저히 피하라.  

이 희 섭 (미즈베베산부인과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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