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지난 번 기고에서 ‘문서 작성 시 한 줄(40자 정도)이 넘어가면 다시 한 번 검토하는 습관이 있다’고 하였다. 그런데 상관 표현이 등장한다면 한 줄이 넘어가도 크게 염려되지 않는다. 상관 표현은 A뿐만 아니라 B도(not only A but also B)와 같이 영어 공부를 할 때 어느 정도 터득된 면도 있다. 영어에서는 A와 B에 동일한 형태가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되지만 국어에서는 그런 부분이 그런대로 잘 지켜진다. 문제는 A, B가 아니라 ‘뿐만 아니라’와 ‘-도’의 적절한 배치이다. 다음은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상관 표현이다.
 (1) ①A의 차이일 뿐 B의 차이는 아니다.
 ②A에도 문제가 있고 B에도 문제가 있다.
 ③A하기 위해서라기보다 B하기 위해서이다.
 그런데 위 표현들이 문장에서 제대로 쓰이지 않는 경우도 많다. 다음에 제시된 예를 보기로 하자.
 (2) 이들 논리는 접근 방법이나 절차의 차이일 뿐 문제의 본질이나 핵심에서는 차이가 없다고 할 수 있다.
 제시된 문장은 한 줄을 훌쩍 넘긴다. 틀린 문장이다. 그런데 상관되는 말이 엿보인다. 바로 ‘A의 차이일 뿐’이라는 말이 힌트이다. 그러면 ‘A의 차이일 뿐 B의 차이는 아니다’는 식의 구문을 떠올릴 수가 있고, 이는 ‘---문제의 본질이나 핵심의 차이는 아니다’라는 옳은 문장으로 이어지게 된다. 다만 뒤쪽 부분 ‘B에서는 차이가 없다’를 살리고 싶다면 ‘A 뒤쪽에 어떤 말이 이어져야 할까’에 대해 고민해 보아야 한다. 바로 ‘차이가 없다’의 반대말을 생각하면 된다. ‘차이가 없다’의 반대말은 ‘차이가 있다’이고, ‘차이가 나다’의 반대말은 ‘차이가 나지 않다’이다. 그렇다면 ‘이들 논리는 접근방법이나 절차에서 차이가 있을 뿐 ---’이라 표현되어야 정확해질 것이다.
 다음 표현이 올바른지 파악해 보자. 하나는 잘못된 표현이다.
 (3) ① 이들 논리는 접근 방법이나 절차를 언급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나아가 문제의 본질이나 핵심까지도 언급하고 있다.
 ② 이들 논리는 접근 방법이나 절차에서 차이가 날 뿐 문제의 본질이나 핵심의 차이는 아니다.
 다음 표현을 어떻게 수정되면 좋을지 생각해 보자. (1)에 제시된 상관 표현을 고려한다면 문말의 10자 이상은 군더더기 표현이 되는 셈이다.
 (4) 우리가 지난 사건을 계속 문제 삼는 것은 그 기업체를 질타하기 위해서라기보다 충실한 중견 기업으로 발돋움시켜야 하기 위한 중책에 기인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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