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터넷 사이트에는 혼자 밥을 먹고 혼자 영화를 보고, 혼자 수업을 듣고, 모든 것을 ‘혼자’ 하는 것이 편하고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위한 일명 ‘혼자 놀기’가 유행이다. 그리고 이 놀이는 대학생들의 새로운 놀이문화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과거 대학생활하면 동아리 활동과 과 생활을 통한 선·후배, 동기들 간의 넓은 인간관계를 중요시하는 ‘함께’라는 집단주의 성격이 강했다. 그러나 최근 개인주의가 팽배하고 사생활을 침해받기 꺼려하는 대학생들이 늘어나면서 ‘혼자 놀기’는 집단적이던 대학 놀이문화를 개인적인 놀이로 바꾸고 있다.
그 ‘혼자 놀기’ 중 하나는 ‘세기 놀이’다. 셀 만한 것은 다 세는 ‘세기 놀이’는 과자 한 봉지 속에 들어있는 과자 알갱이를 열 개씩 분류해서 세기, 캡슐 속 약 알갱이 세기, 초밥의 밥 알갱이 세기 등 엽기적인 놀이 방법이다. 세기 놀이는 당황스러우면서도 재미있다는 네티즌들의 반응 속에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또 혼자 놀기의 진수를 보여주는 것은 ‘페이퍼 페이스’. 이것은 잡지나 신문, 포스터 등 인쇄물에 있는 사진을 오린 뒤 자신의 얼굴에 갖다 붙이고 황당한 상황을 연출, 카메라로 찍는 패러디 놀이다. 예를 들어 신문광고에 나오는 연예인의 사진을 자신의 얼굴인 양 붙이고 디카로 찍는 식이다. 이는 사진과 사람의 합성을 꾀하는 것으로 온라인에서 유행하는 이미지 합성의 오프라인 버전이다.
이렇게 ‘혼자 놀기’사진들이 널리 퍼지게 되기까지는 인터넷 블로그와  미니홈피의 힘이 크다. 블로그와 미니홈피에 ‘혼자 놀기’사진이 올려지면 또 다른 누군가가 사진을 스크랩하는 식으로 급격히 확산됐다.
유수영 양(뷰티디자인학부 1년)은 “미니홈피를 꾸미거나 친구의 미니홈피에서 재미있는 사진을 보다 보면 시간가는 줄 모른다”며 “미니홈피의 ‘사람 찾기’서비스를 통해 헤어졌던 친구의 미니홈피도 찾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미니홈피는 혼자 시간을 때우고 혼자 놀 수 있는 최고의 놀이로 젊은이들 사이에 각광받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소개한 ‘혼자 놀기’는 디지털 문화에 익숙한 젊은이들만의 것이라는 지적이다. 또한 남들과의 어울림보다 개인주의로 인해 혼자임에 익숙한 현대인들의 결과물로 우리사회의 공동체 문화를 저해시키는 요소이기도 하다.
조찬범 군(정치행정언론학부 3년)은 “요즘 대학생들의 놀이는 남의 시선이나 관심은 무시한 채 개인의 재미만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며 “하지만 대학생활은 사회를 배워가는 과정인 만큼 ‘혼자’라는 인식을 버리고 공동체 문화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지성인이라 불리는 대학생에게 혼자만의 시간은 자신의 미래를 개척하고 진로를 생각하는 데 중요하다. ‘혼자 놀기’란 ‘독립’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며, 자칫 개인주의의 극대화가 우리사회 공동체 문화의 단절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경계해야 한다.
우리에게는 삶을 살아가기 위해 더불어 사는 지혜를 키우는 눈이 필요하다.   친구들과의 정 넘치고 활기찬 대학 문화 속에서 ‘함께’하는 놀이문화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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