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코너를 통해 격주로 어문규정에 대해 알아가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일단은 표준어를 규정에 맞게 쓰는 것이 맞춤법이라 생각하면 된다. '안 그랴?', '안 그려?', '안 그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은 사투리와 표준어의 문제이며 '안 그래?'와 '안 그레?'가 헷갈린다면 그것은 맞춤법의 문제이다.
 우리들은 맞춤법, 표준어 등의 어문규정을 매우 어렵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이 기회를 통해 그 장벽이 조금이나마 해소되길 바란다. 여기에서는 혼동하기 쉬운 몇몇을 간단히 소개하기로 한다. 그것도 하나를 알면 다른 단어에 적용하기 쉬운 매우 규칙적인 것을 위주로 집필해 갈 것이다.
우선 아래 문항부터 풀어보도록 하자. 

 바라는 게 (이것이에요 / 이것이예요)?
 바라는 게 (이거에요 / 이거예요)?

 ' 한글 '프로그램이라고 해도 규정에 맞는 표현을 다 찾아내지는 못한다. 특히 위 예시 문제는 구어체이기 때문에 사전 찾는 법에 익숙해 있어야 무엇이 맞는지 알아낼 수 있다. 그러니 일반인들은 어려워할 수밖에 없다. 대중매체의 자막에서도 위 표기는 제대로 잡히지 않고 있다. 특히 교육방송인 EBS가 더 문제이다. 프로그램마다 하나 이상 틀린 것이 확인되는바, 교육방송이라는 간판이 안타까울 정도이다.
 위 문제를 맞히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이)에요/(이)예요'의 앞 말이 자음으로 끝나는지 아니면 모음으로 끝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이것'은 자음(ㅅ)으로 끝난 것이며, '이거'는 모음(ㅓ)으로 끝난 것이다. 자음과 모음의 차이만 확인하면 된다. 자음으로 끝난 경우는 그 뒤에 무조건 '-이에요', '-이어요', '-이었다'를 붙이고, 모음으로 끝난 경우는 무조건 '-예요', '-여요', '-였다'를 붙이면 된다. 전자인 '-이에요', '-이어요', '-이었다'에서는 문자상 'ㅓ'를 추출할 수 있고, 후자인 '-예요', '-여요', '-였다'에서는 'ㅕ'를 추출할 수 있다.
 '공책(자음으로 끝난 말)'과 '노트(모음으로 끝난 말)', 이 두 말 뒤에 이어지는 형태를 생각해 보자. '노트었다'라 쓰는 사람은 별로 없다. 대부분은 '노트였다'로 쓰게 된다. '노트였다'에서 '였'의 'ㅕ'를 확인했다면 '노트예요'로 쓰게 된다는 것도 알게 될 것이다. '노트에요', '공책이예요', '공책이였다' 등으로 써온 사람이라면 이 기회에 바로잡기 바란다. 명사가 자음으로 끝난 것인지 모음으로 끝난 것인지만 확인하면 된다. 어떻게 생각하면 매우 간단한 것을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원리는? '-이어요'가 줄면 '-여요'가 되고(노트이어요→노트여요), '-이에요'가 줄면 '-예요'가 된다(노트이에요→노트예요). '노트이다'처럼 도저히 줄일 수 없는 경우는 '이'를 탈락시켜 '노트다'라고 적으면 된다.  
 임석규 교수(국어국문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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