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드는 남자가 생겼는데 곧 군대를 간다는 소식에 망설이고 있나요? 혹은 곧 남자친구가 군 입대를 앞두고 있나요? 군대를 보낸 남자친구를 기다리는 학우들과 '고무신 토크(Talk)'를 나눠봤습니다. /편집자

 

  남자친구를 군대로 보내놓고 제대할 날짜만 꼽고 있는 그녀들, 김다래씨(경영학부 3년), 배현경씨(복지보건학부2년), 정다빈씨(고고미술사학과 1년)를 만나 그녀들의 애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남자친구를 얼마나 사귀다가 군대로 보냈나요?
다래: 저는 CC(캠퍼스 커플)로 남자친구와 사귄 지 1년반 정도 됐어요. 남자친구가 군대 간 지는 10개월째고 지금 일병이에요.
현경: 저도 CC였어요. 딱 193일 사귀다가 남자친구가 해안경찰로 지원을 해서 갔어요. 사실 사귈 때 남자친구가 1년 후에 군대를 간다고 해서 그냥 농담 삼아 남들 갈 때 빨리 가라고 했어요. 근데 전투경찰을 지원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해경이 되어서 간다는 말을 들었을 때 그 말을 한 걸 몹시 후회했어요. 지금 남자친구는 훈련병인데 해경은 훈련병 기간이 8주라서 더 기다려져요.
다빈: 저는 3개월 사귀다가 남자친구를 군대로 보냈어요. 지금 일병이에요.

  남자친구가 입대하는 날 어떤 심정이었나요?
다래: 처음 군대 간다고 말했을 때는 그냥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던 것 같아요. 하지만 막상 입대하는 날이 되자 정말 슬펐어요. 훈련소 주위에서 여자친구인 듯한 사람들이 울고불고 난리도 아니었지만 저는 울음을 꾹 참았어요. 그날 울면 오래 못 간다 는 말을 들었거든요.(웃음)
다빈: 저는 남자친구가 입대하는 날, 훈련소까지 거리가멀어서 배웅하지는 못했어요. 대신 남자친구가 그 전날 미리 간다고 해서 기차역까지 데려다줬지요. 그때까지도 실감이 안 났어요. 매일 연락하다가 못하게 되니 실감이 났죠.
현경: 저도 그때 강의시간 때문에 배웅하지 못했어요.

  연락하기 위해 고무신 카페나 군 부대 카페에 가입하셨나요?
다래: 네, 훈련병일 때는 남자친구와 연락이 안 되잖아요. 연락할 방법을 잘 몰라서 이것저것 알아보려고 카페에 들어가봤지요. 저보다 먼저 남자친구를 군대로 보낸 다른 고무신녀들에게 이런 저런 것들도 물어보고, 듣고 하다보니 도움이 됐어요. 하지만 나중에는 카페에 너무 과장되거나 오버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별
로 도움이 되지 않았어요.
현경: 저는 그런 카페에 관심 없어요. 예전에나 그런 카페가 유명했지 요즘은 고무신 카페는 사람들이 잘 안 들어가는 것 같아요.
다빈: 그런 카페가 있어요? 저는주로 손 편지를 썼어요. 군부대 홈페이지에 격려의 편지를 쓰는 게 편하긴 한데 혹시 다른 사람들이볼 수도 있잖아요. 저도 처음에는홈페이지에서 다른 사람이 쓴 것을 읽어보고 참고하기도 했지만 손 편지가 편하고 좋았어요.

  남자친구에게 처음 연락 왔을 때 기분이 어땠나요?
다빈: 보통 훈련소에 있을 때는 연락을 못한다고 하잖아요. 그런데 그 기간에 남자친구한테 전화가 온 거예요. 알고 보니 남자친구가 군대에서 식판 256개를 닦은 공로로 전화를 한 거였어요.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래: 남자친구한테 처음 전화 온 날 저는 알바 중이었어요. 문자메시지가 남겨져 있길래 다시 전화오기를 기다렸다 드디어 전화를 받았죠. 그때는 정말 기분이 좋아서 친구들에게 한 턱 쐈어요.(웃음)
현경: 저는 저번 주에 처음으로 편지를 받았어요. 군생활 얘기들이 가득 담겨 있었는데 읽는 동안 재밌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어요.

▲ 본지 김고은 기자가 김다래씨(경영학부 3년), 배현경씨(복지보건학부 2년), 정다빈씨(고고미술사학과 1년)와 고무신 토크(Talk) 를 나누고 있다.

  남자친구와 얼마나 자주 연락을 합니까?
다래: 저는 매일 통화를 해요. 저녁 7시에서 8시 반 사이에 전화가 와요. 남자친구가 말이 많은 편이라 지루하지 않아요. 서로 그날 일에 대해 수다를 떨어요. 남자친구는 그날 훈련받은 것에서부터 사소한 것까지 다 말해줘요.
현경: 매일 전화 오면 저는 나중에 지루해질까봐 걱정이 들기도 해요.
다래: 물론 그래요. 시험기간에는 공부해야 돼서 전화받는 게 신경 쓰일 때도 있어요. 그러다보니 귀찮을 때도있고, 그렇지만 전화 못 받으면 남자친구가 너무 우울해해요. 그래서 꼭 전화는 받지요!
다빈: 저도 매일 통화하고 있는데 지루하게 느껴지진 않아요.

  면회 갈 때 도시락 준비, 장시간 이동 등 부담되진 않나요?
다래: 저희 집에서 군부대까지 가려면 4시간 정도 걸려요. 그래서 도시락 준비는 못하고 터미널에서 치킨이나 피자를 사가요. 주변에선 성의 없다고 얘기하는 친구들도 있지만 그게 더 효율적이죠.(웃음)
다빈: 저는 지금까지 면회갈 때마다 남자친구 부모님과 함께 갔어요. 물론 남자친구 부모님과 있는게 부담 되기도 하지만 잘 대해주셔서 오히려 편해요.(웃음)
다래: 저도 훈련병 수료식날, 남자친구 부모님과 같이갔는데 좀 부담스러웠어요. 남자친구가 절 더 챙기는 모습에 어머니께서 질투하는 듯한 눈치였어요.

  다른 이성으로부터 유혹을 받은 적은 없나요?
다래
: 남자친구가 훈련병일 때 그런 적이 있었어요. 하지만 남자친구만큼은 아니어서 선을 그었죠. 그 후부터는 처음부터 정리해요.
다빈: 저는 아직까지 주위에 유혹이 없어서 걱정할 일은 없어요.
현경: 저도 그런 적은 없는데 남자친구가 미팅은 한 번 나가도 된다고 허락했어요.(웃음)

  고무신이 꽃신이 되는 그날까지 기다릴 자신 있나요?
현경: 남자친구와 연락이 꾸준히 된다면 꽃신을 신는 날도 올 것 같아요! 고무신 신어 보는 것도 이 시기에만 할 수 있는 것 아니겠어요?
다래: 맞아요! 주변에서 헤어져라 한마디씩 해요. 하지만 그럴수록 남자친구를 끝까지 기다리고 싶은 오기가 생겨요. 상병이 될 때까지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나 이런 생각보다는 그냥 현재를 생각하며 긍정적으로 지내려고 해요.
다빈: 남자친구가 절 이해하는 편이라 이대로라면 더 기다릴 수 있을 것 같아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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