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진수 교수(경영학부)
  한국을 대표하는 삼성그룹이나 현 대자동차그룹의 소유구조는 매우 복잡하게 서로 얽혀 있다. 관련 회사들 간에 주식을 상호 보유하고 있는 구조도 복잡할 뿐만 아니라 대주주의 지분율이 매우 낮음에도 불구하고 경영권을 행사하는 지배구조를 갖는 것에 의아한 생각이 들 것이다. 만약 어떤 기업의 경영상태가 악화될 경우 상호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의 경영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업의 경영 상태를 투명하게 들여다 볼 수 없는 한계도 있다. 이러한 문제를 다소간 해결해 볼 수 있는 제도가 바로 지주 회사제도이다.

  지주회사란 주식 소유를 통해 다른 회사를 지배하는 회사를 말한다. 지주회사는 다시 자회사의 경영이나 관리 이외에 독립적인 사업을 영위하지 않는 순수지주회사(pure holdingcompany)와 직접 사업에도 참여하는 사업지주회사(operating holding company)로 나눌 수 있다. 우리나라는 순수지주회사가 대부분이나 서구에는 사업지주회사가 많은 편이고 또한 다양한 사업을 가지고 있는 회사의 본사(Headquarter)에서 지주회사와 비슷한 기능을 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현행 공정거래법에서는 "주식의 소유를 통하여 국내회사의 사업내용을 지배하는 것을 주된 사업으로하는 회사로서, 자산총액이 1,000억원 이상이면서 소유하고 있는 자회사의 주식가액의 합계액이 당해회사 자산총액의 50% 이상인 회사"를 지주회사로 규정하고 있다.

  지주회사는 경제력 집중 수단으로 악용될 우려가 있어 우리나라에는 1986년 이후 지주회사 설립을 원칙적으로 금지해 왔다. 그러나 IMF 경제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분화를 통한 사업의 분리매각이 용이하다는 측면에서 구조조정을 촉진하기 위한 수단으로 1999년부터 지주회사 설립을 허용했다.

  최근 지주회사를 설립하는 붐이 일어나는 이유는 정부의 기업 개혁 정책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면도 있지만 국내 주식시장에서 영향력이 커진 외국인이나 소액주주 운동의 활성화로 인해서 기업의 경영 전반에 대한 투명성 요구가 커지고 있는 측면이 있다. 또한 자회사의 주가는 높고 지주회사 주가는 낮게 형성될 경우 주식스왑을 통해 대주주 지배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다는 면과 글로벌 일류 기업으로 재도약하는 데 있어 지주회사 체제가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2003년 3월 국내 재벌 가운데에서는 최초로 LG그룹이 순수지주회사로 출범하였다. 그 후 SK그룹과 CJ 두산 GS 한진중공업 하이트진로 LS 웅진 풀무원 코오롱 등의 지주사 전환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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