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에도 일상생활에서 많이 사용되는 표기를 대상으로 해 보자.

 

아는 사람과 문자[카톡 포함]를 교환하다 보면 ‘10분 후에 갈게’라는 표현을 쓰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이 때 ‘갈께’로 써야 하는지 ‘갈게’로 써야 하는지 헷갈리는 사람이 많다. ‘나도 갈껄’이라는 표현을 할 때에도 마찬가지이다. ‘갈걸’로 써야 할지 ‘갈걸’로 써야 할지 헷갈린다. ‘-ㄹ게’, ‘-ㄹ걸’이 포함된 표기라서 하나를 알아두면 웬만한 기본형에는 붙여 쓸 수 있는 표현이니 제대로 알아 두는 것이 좋겠다. ‘갈게’, ‘갈걸’이 헷갈린다면 ‘할게, 올게, 둘게, 하지 않을게, 일어날게’, ‘할걸, 올걸, 둘걸, 하지 말걸, 일어날걸’ 등 엄청나게 많은 말들이 우리를 힘들게 할 수 있다.

서두가 너무 길다. 본격적으로 원리 연습을 하도록 하자. 아래의 세 문항을 살펴보자. 일단 아래 괄호 속의 표기를 글자 그대로 읽을 줄 알아야 한다. 두 가지 표기가 다른 것이니 엄연히 발음도 다를 수 있음에 유의하자.

 

가. 내가 (갈까 갈가)

나. 내가 (갈께 갈게)

다. 내가 (갈껄 갈걸)

 

원리는 간단하다. 셋 중에서 문장 끝에 ‘물음표를 붙일 수 있는 것’을 하나만 골라 보자. 세 가지 중 물음표(의문문을 만드는 부호)를 붙일 수 있는 것만 소리 나는 대로 적으면 된다. 물음표를 붙일 수 있는 것이 ‘갈까?’이므로 ‘갈가’로 쓰지 말자는 뜻이다. ‘갈게’와 ‘갈걸’은 ‘누군가에게 물어보는 말’이 아니기에, 즉 ‘물음표’를 붙일 수 없기에 소리 나는 대로 쓰지 않는다. 즉 ‘갈게’, ‘갈걸’로 적고 ‘갈께’, ‘갈껄’로 발음하면 된다는 뜻이다. ‘갈지라도’는 발음이 ‘갈찌라도’로 나더라도 물음표를 붙일 수 없기에 ‘갈지라도’로 적게 되는 것이다.

고대가요 <공무도하가(公無渡河歌)>의 마지막 부분은 ‘가신 임을 어이할꼬/어이할고’로 한역(韓譯)되기도 한다. 이때는 당연히 ‘어이할꼬’로 써야 한다. 마지막에 물음표를 붙일 수 있기 때문이다. 조선 세종 때 재상을 지낸 ‘이 직’의 시조도 생각난다. ‘겉이 검은들 속조차 검을쏘냐’라는 부분이 있다. 마지막 부분의 ‘검을쏘냐’는 물음표를 붙일 수 있기에 ‘검을소냐’로 적어서는 안 된다.

 

원리연습 4: 물음표를 붙일 수 있는 것으로는 ‘갈까’, ‘갈꼬’, ‘갈쏘냐’ 정도만을 기억해 두자. 그러면 틀릴 이유가 없다. 특히 ‘갈걸’과 ‘갈게’에 주의하자. ‘가니?’, ‘가냐?’의 경우는 물음표를 붙일 수 있더라도, 발음상, ‘가니’, ‘가냐’ 외에 달리 적을 방법이 없다.

 

임석규 교수(국어국문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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