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프랑스로 입양돼 성공적인 삶을 살고있는 한 여성의 이야기가 최근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한국계 입양아 플뢰르 펠르랭. 그녀의 이름은 새로 출범한 프랑스 사회당 정부의 첫 내각 명단에 올라 있다. 우리로 치면 중소기업청장과 예전 정보통신부 장관을 합친 중소기업 디지털 경제 장관으로 당당히 입각한 것이다.
 그녀는 1973년 출생 직후의 상태로 거리에서 발견된 뒤 6개월 만에 프랑스로 입양됐다. 말 그대로 버려진 아이였다. 프랑스에 입양된 그녀는 원자 물리학 박사인 양아버지와 가정주부인 양어머니의 헌신적인 사랑과 교육 덕분에 천재 소녀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한다.
 해마다 천 명 이상씩 해외로 내보내지는 아이들 가운데 펠르랭 같이 성공한 입양인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실패한 입양이 더 많을 것이다. 실제로 유럽의 한국계 입양아 중에는 자아 정체성을 혼돈하거나, 부적응으로 사회의 낙오자가 되는 이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 심지어 목숨을 끊는 일도 있다고 하니 그 심각성은 말할 것도 없다.
 우리나라가 해외로 보낸 입양아는 지금까지 20만 명 이상으로 OECD국가 중 1위다. 이 수치는 그 자체로 정부가 미혼모나 아동에 대한 복지를 제대로 책임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우리 사회 모두가 나서서 해결해야 하는 문제인 것이다.
 요 근래 결혼에 대한 인식이 변하고 결혼연령이 늦어져 미혼모의 수가 늘어나는 추세다. 미혼모 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좋지 않은 생각을 먼저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이처럼 미혼모에 대한 사회의 좋지 않은 시선과 부족한 복지로 인해 해외입양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해외입양아 중 87%가 미혼모의 자녀라고 한다. 정부는 이를 줄이기 위해 입양숙려제 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8월부터 출산 뒤 최소 일주일은 아이와 함께 지내며 입양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보자는 취지에서 도입된 것이다. 아이를 낳자마자 곧바로 입양시킬 수 없게 한 것이다.
 미혼모에게 입양숙려기간 7일은 아이 와 자신의 인생 을 결정하는 중요한 시간이다. 그런데 입양숙려제가 실시된다고 해도 미혼모들에게는 사실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어 보인다. 이들에 대한 지원이 턱없이 부족한 탓이다.
 미혼모에게 충분한 복지제도가 필요하고, 차별받지 않을 수 있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해외 각국에서 펠르랭과 같은 성공적인 입양 사례가 많이 나온다는 것은 고무적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좋은 일은 대한민국의 국적을 가진 제 2의 펠르랭이 존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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