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우리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는 날이다. 매년 창간기념일을 맞이하지만 올해는 그 의미가 자못 크기 때문이다. 되돌아보면 우리는 지령(紙齡)만큼이나 험난한 길을 헤쳐 왔다. 창간 초기의 어려움도, 유신으로 대표되는 개발독재 시대의 강요된 자유도 우리는 나름대로 수용하면서 여기까지 왔다.

 여러 가지 우여곡절을 겪으며 우리는 오늘, 지금 이 자리에 서 있다. 조고계(操界)의 긍지와 울분을 동시에 느끼며 이렇듯 '원광대신문'은 전통을 쌓아왔다. 그러나 우리는 지난날의 아픔을 기억하되 여기에 연연해 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것을 잘 안다. 패배자는 지난 세월을 추억만하고, 진취자는 내일을 항상 준비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지금 '원광대신문'의 위상을 재정립해 나가야 할 필요를 느낀다. 재단이나 학교 당국을 대변하는 기관지의 성격을 강화할 것인지, 아니면 학생들의 자치 능력을 홍보하는 실습지로서 그 비중을 더해 나가야 할 것인지 우리는 진지하게 고민해 보지 않을 수 없다.

 물론 현재로서는 이 두 가지 성격을 잘 조화시켜 나가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저널리즘과 아카데미즘의 조화를 통해 대학문화의 파수꾼 노릇을 하는 것이 지금 우리의 소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기적인 안목으로 볼 때 우리는 '원광대신문'의 위광(位光)을 스스로 정립해 나가고자 하는 고뇌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 일본의 동경대학이나 영국의 옥스브리지, 미국 유수의 대학신문을 주목하고자 한다. 이들 신문처럼 우리 '원광대신문'도 궁극적으로는 지역사회의 관심을 아우르는 고급 유가지(有價紙)로 탈바꿈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기 때문이다.

 명실공히 지역 일간지가 감당할 수 없는, 지역의 여론주도층을 선도하고 이들의 지적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고급신문으로 거듭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이 길이 앞으로 우리 '원광대신문'이 지향해 나가야할, 스스로의 위광을 찾는 바른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고급신문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독자들의 끊임없는 애정과 학교 당국 및 재단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각 분야별로 다양한 전공을 공부한 전문기자가 있어야 하고, 이에 걸맞은 제작시스템도 구비되어야 한다.

 우리 '원광대신문'은 비록 갈 길이 멀고 험난하지만 하나씩 돌탑을 쌓는 마음으로 미래지향적인 대학신문을 만들어나가고자 한다. 독자 여러분들의 더 많은 성원을 기대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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