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한 장의 사진이 기자의 눈을 사로잡았다. 그것은 바로 살아있는 반달가슴곰의 쓸개즙이 강탈되고 있는 모습이었다. 반달가슴곰의 배를 찢어 고무관을 삽입해 쓸개즙을 채취하는 사건이었다. 반달가슴곰은 무척이나 고통스러워 보였다.
 사진 게시자는 "춘천의 한 농장에서 배에 20cm가량 구멍을 내어 산 채로 쓸개즙을 빨리고 있는 반달가슴곰이 고통에 울부짖고 있다"고 전했다.
 누가 이 반달가슴곰을 이토록 고통스럽게 만들었을까? 반달가슴곰은 이유도 알지 못하고 자신의 신체 일부가 훼손되어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야 했을 것이다. 이것은 사람들의 욕심이 만들어낸 야만적이고 비합리적인 행위다. 그리고 이러한 반달가슴곰 같은 천연기념물을 이용해 쓸개즙을 채취하는 것은 엄연한 불법행위이다. 
 우리나라에는 유난스럽게도 '보신문화'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몸에 좋다면 뭐든 가리지 않고 먹는 풍조 때문이다. 사람들의 보신문화는 불쌍한 동물들의 희생을 낳고 있다.
 환경부와 녹색연합에 따르면 웅담체취를 위해 곰을 사육하는 농가는 국내에만 50군데라고 한다. 이중 일부 농가에선 수익을 위해 사진에 실린 반달가슴곰처럼 살아있는 곰의 쓸개즙을 체취한다고 한다. 결국 사람의 이익을 위해 동물들이 희생하는 셈이다.
 "인권을 존중하자"고 강조하면서 왜 동물들의 권리는 존중해 주지 못하는 것일까. 그들도 말만 못할 뿐이지 사람과 같은 생명이고 존중받아야 할 존재들이다.
 다행히 최근에는 이런 야만적인 행위를 금지하기 위해 국내외 환경단체들이 세계자연보전총회(2012 WCC)에 '웅담용 곰 사육폐지' 발의안을 제출했다고 한다. 이번 발의안이 통과된다면, 이와 같이 여러 야생동물들이 악의로 사육되는 일이 줄어들게 될 것이다.
 지난 7월 경기도 용인에서 반달가슴곰이 탈출해 하루만에 사살됐다는 소식을 들은 적이 있을 것이다. 그 당시에는 반달가슴곰이 왜 탈출을 시도하는지 이유를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들의 비참한 사연을 접해보니 반달가슴곰이 위험을 무릎쓰면서까지 탈출을 감행한 이유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비록 그 반달가슴곰은 탈출을 감행한지 하루만에 사살됐지만,   이 사건을 통해 다시 한번 그들의 권리에 대해 생각할 수 있게 됐다. 지금 이 시점,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 것은 그들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들의 마음가짐이 아닌가 싶다.
 또한 동물들을 보호해 줄 수 있는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동물보호법이 필요한 시기이다. 그들의 권리를 보장해 줄 수 없는 지금과 같은 상황이 계속 된다면, 자유를 위한 그들의 몸부림은 오늘도 내일도 계속 될 것이다.

저작권자 © 원광대학교 신문방송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