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는 먹거리가 풍성하다. 제철에 나는 식품이 원래의 맛과 영양성분을 가장 많이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가을은 여러 가지 제철음식을 충분히 먹으면서 건강을 다지고 자연의 섭리도 느끼며 생활의 활력을 얻기에 좋은 계절이다.

 근래에 만병통치성분이라 불리는 비타민 A가 많고 우리나라에서 재배가 잘되는 늙은 호박, 고구마, 감, 밤 등은 가을을 대표하는 먹거리라 할 수 있다. 감 껍질을 깍아 창가에 매달아 감발로 즐기다가 4~5일정도 지나면 떫은 맛이 없어지니 곶감을 만들어 보는 것도 밤줍기, 고구마캐기, 감따기 등과 더불어 식생활과 관련된 가을에 해 볼 수 있는 재미난 일이다.

 어디 이들 뿐인가? 찬바람 속에서 자란 푸성귀들은 조직이 단단하고 단맛이 더해서 비타민은 물론이고 섬유소의 급원으로 소화작용을 돕고 혈액지질개선으로 심혈관병, 대장암 등의 예방과 치료에 도움을 준다. 다만 감에 들어 있는 탄닌이 갖는 수렴작용으로 변비를 유발 할 수 있으니 한꺼번에 많이 먹지 않도록 하고 채소는 기생충에 노출될 우려가 있으니 더욱 청결하게 취급해야하는 주의가 필요하다.

 같은 양이라면 조금씩 자주 먹는 편이 포만감을 크게하고 기초 대사에너지 소비를 증가시키며 혈당을 서서히 높혀 지방으로 저장도 적게 하기 때문에 살이 찌는 것도 줄 일 수 있다.
환절기인 가을의 불청객 감기는 내 몸의 여건이 좋지 않음을 나타내는 것이므로 대수롭게 여기지 말고 우선 영양식으로 체력을 보강해주는 것이 급선무다.

 인스턴트식품, 자극성 음식, 찬 음식, 기름진 음식은 피하고 원식품의 맛을 살린 담백한 조리법으로 만든 균형 잡힌 식사가 필요하다. 위생적이고 소화가 잘되는 음식을 섭취하고 따뜻한 물을 자주 마셔서 체온이 낮아지지 않게 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도 중요하다.

 많은 능력을 가지고 있어도 신체가 따라주지 못하면 여러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하고 사회적 비용도 많이 들며 그만큼 전체 생산성이 떨어진다. 나의 건강을 지키는 것도 나의 책무 중의 하나임을 인식하고 건강의 기본이며 평생에 걸쳐 이루어지는 지극히 일상적 일 중의 하나인 식사를 바르게 하여 올 가을은 감기에 걸리지 않고 몸도 마음도 살찌우는 원광인이 되기를 바란다.                    

황 은 희 (식품영양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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