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8일 일본의 아사히(あさひしんぶん)신문은 사토리(さとり)세대에 대해 다뤘다. 신문에 따르면 사토리는 '깨달음', '득도'란 뜻을 지닌 일본어로, 사토리 세대는 현실을 냉정하게 인정하고 그에 적응하는 세대라는 뜻의 요즘 일본 젊은이들을 가리키는 신조어라고 한다.
 사토리 세대는 보통 1980년대 후반 이후 태어난, 현재 10대부터 20대 중반의 세대를 일컫는다. 이들은 기본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돈 이외에 더 많은 수익을 내기 위해서 돈을 벌지 않으며 과정보다 결과를 중시한다. 각자의 수준에 맞게 허황된 꿈을 꾸지 않고 현실에 만족하며 산다는 것이다. 또한 자동차와 명품 등에 관심을 갖지 않고 돈과 출세에도 큰 욕심을 두지 않는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토리 세대가 형성된 이유로 침체된 사회 분위기의 영향을 꼽았다. 일본의 버블경제가 붕괴된 후 찾아온 장기불황이 사회의 분위기를 침울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어두운 경기상황에서 사토리 세대는 꿈이나 목표를 가진다 해도 모두 이뤄낼 수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만큼 사회적 지위 상승 욕구가 적으며, 때문에 동기부여가 어렵다고 한다.
 일각에서는 사토리 세대에 대해 빠른 현실 인정으로 합리적 적응을 보이고 있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한편, 사토리 세대의 부정적 측면 역시 살펴봐야 한다고 말한다. 이들은 지극히 현실에만 안주해 자기발전을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 또한 소극적인 경제생활로 경기불황의 악순환을 이어나가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생활태도를 나쁘게만 볼 수는 없다. 이 모든 것의 근본적 원인은 침체된 사회 분위기에 있기 때문이다.
 경기불황이 일본에서 사토리 세대를 형성했다면 우리나라에서는 '취업포기자', '고시백수', '이태백'이라는 신조어를 낳았다. '취업포기자'는 경기침체의 여파로 계속해서 취업이 되지 않자 아예 취업을 포기해 버리는 이들을 뜻한다. 또 '고시백수'는 계속해서 취업이 되지 않자 집에서 용돈을 받으며 고시 공부에 매달리는 수험생을 이르는 말이다. 이십대 태반이 백수라는 뜻의 '이태백'은 이제 누구나 알고 있을 정도로 보편적인 단어가 되어버렸다.
 목표를 향해 달려가도 모자를 나이에 사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혀 그 꿈을 접고 안주하고자하는 이들이 결코 한심해 보이지는 않는다.
 이들이 이렇게 되기까지는 우리의 잘못이 크다. 기업의 성장률은 높아지지만 정작 일자리는 창출되지 않는 사회에서 이들에게 겨눈 손가락을 정책에 돌려 책문하는 것이 우선일 것이다. 국가는 계속되는 실패로 좌절하고 있을 청년들에게 용기를 북돋아 줘야 한다.
 사토리 세대의 지속적인 형성과 계속되는 청년들의 좌절은 계속되는 경기불황을 대변할 것이다.
 하루빨리 침체된 사회 분위기에서 벗어나 모두가 마음 놓고 꿈을 꿀 수 있는 내일이 오기를 바래본다. 또한 꿈을 위해 적극적인 자세로 도전하면 그 벽이 허물어 질 수 있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는 또 다른 세대와 신조어가 형성되기를 소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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