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6일과 21~22일에는 우리대학이 주최하는 후마니타스 장학금 장학생 선발이 끝났다. 올해 3회를 맞이했지만 처음에 시행됐을 때만큼의 열정은 사그라졌다.
 우리대학은 지난 2011년 11월 후마니타스 장학제도를 처음 도입했다. 학생들의 인문학적 소양을 증진시키고 글쓰기 실력을 높이기 위한 이 제도는 독서시험, 독서논술, 독서토론 등 총 3개의 부문으로 나눠 시험을 시행하고 있다. 이러한 장학금 제도는 취지도 좋고 책을 읽고 장학금을 받을 수 있어 학생들에게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러나 어딘가 조금 억지스러운 느낌이다. 대학생이 책을 읽어야 하는 것은 당연지사인데 장학 제도까지 시행한다는 것 자체가 부끄럽지 않은가. 또한 이 제도의 취지가 무색하게 후마니타스 제도가 용돈벌이로 전락해버릴까 우려된다.
 책 속에 길이 있다 는 옛말이 무색하게 오늘날 대학생들은 자투리 시간에 책보다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책을 읽으러가기보다는 시험공부를 하기 위해 도서관을 찾는다. 학생들은 시험성적이 취업 성공을 위한 길이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최근 국내나 미국의 유수대학들도 인문학적 소양교육의 강화를 위해 독서 장려에 팔을 걷어붙였다. 경희대의 경우, 지난 2011년 출범한 학부 교양교육전문 대학인 후마니타스 칼리지 가 올해로 3년째 운영되고 있다. 후마니타스 칼리지 는 경희대가 문명을 성찰하는 교양인 양성을 목표로 출범한 것이다.
 성균관대의 경우, 오거서(五車書) 운동 이 있다. 오거서 운동은 성균관대 학생들을 중심으로 시작된 독서 진흥 운동으로, 학생들은 정해진 날짜에 모여 자율적으로 책을 선정하고 토론한다. 더불어 오
거서 홈페이지 에서 각자 책을 읽은 후 독서노트를 올리면 회원들이 서로 댓글을 남기며 글을 추천하고 추천 수가 많으면 명예의 전당 에 오른다. 활발히 활동을 하는 회원에게 점수를 부여해 장학금과 2
박3일 여행의 혜택이 주어지기도 한다.
 미국의 세인트 존스 대학교의 경우, 의무화된 커리큘럼으로 그레이트 북스 프로그램(Great Books Program) 이 있다. 학생들은 학교를 다니는 4년 동안 서양 문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 100여권의 저서를 읽고 토론을 하고 에세이를 작성해야 한다. 세미나 형식의 토론 수업은 보통 20여명의 학생과 두 명의 독서 전문가가 함께 진행하며 전문가들은 학생들에게 가이드와 동료 질문자로서의 역할을 한다.
 대학의 독서 장려는 세계적 추세라고한다. 우리대학도 이러한 추세에 편승해 후마니타스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그러나 보다 자연스러운 독서 문화 조성을 위한 구체적인 정책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 지금과 같이 독서를 장학금을 타기 위한 매개체로 이해한다면 학생들은 독서에 대한 진정한 흥미를 발견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대학의 4대 특성화 사업 중 하나인 인문학적 소양강화 가 자리 잡으려면 학생들이 독서의 소중함을 이해하고, 이를 생활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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