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효찬 / 『메모의 기술 2』 / 해바라기

 대학교 2학년인 김군은 학교에 갈 때면 늘 수첩과 만년필을 가방에 챙긴다. 가끔 수첩은 다이어리나 포스트잇으로 바뀔 때도 있지만, 어쨌든 기록할 수 있는 것이면 된다.

 그는 스쿨버스에 앉아 창 밖 풍경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떠오르는 대로 수첩에 메모한다. 소설을 쓰는 그는 늘 쓸거리에 대해 고민하고, 탐구하지만 지금은 꼭 훌륭한 생각이 떠올라 쓰는 건 아니다.

 사실 그의 기록들은 남이 봐서는 별반 의미가 없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문득문득 자신이 어디에 서있는지 의문스러울 때마다 당시의 상황을 메모하면서 좌표를 헤아리곤 하는 것이다. '메모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날마다 이런 마음에 새길 만한 문구를 적기 위해 수첩 한 귀퉁이에 공란을 만들어두기도 했다.

 그는 중학교를 다닐 때부터 하루의 생활을 기록했다. 물론 메모의 내용은 그때그때 다르다. 시험공부를 할 때, 선배들이 추천하는 책 제목을 받아 적을 때, 또는 동기들과 어울리면서 예상치 못했던 갈등이나 인간관계에 대해 반성할 때 메모는 그에게 큰 도움을 주었다. 오늘 스쿨버스에서 그는 또 뭔가를 끼적거리고 있다.

 <2005. 11. 7. 월. 건모 선배한테 꿔준 돈 꼭 받기/대출도서 2권 반납/저녁 7시 동아리 선배들과 술 마시기/회비 5천원. 과음 않고 집에 와서 조용히 반성의 시간 가질 것.>

 메모는 언제 어디서든 할 수 있고, 슬프거나 힘들 때 위안을 주는 무기로 삼을 수 있다. 또한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확인해주는 장치가 되기도 한다.

 메모에도 기술이 필요하다. 무작정 메모하는 것이 안 하는 것보다 낫긴 하지만, 나중에 어떻게든 활용할 생각이라면 좀 더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을 통하는 것이 좋다.

 메모광이라 부를 만한 김군이 요즘 읽고 있는 책은 『메모의 기술 2』이다. 1권이 메모의 중요성과 방법론에 관한 것이었다면 2권은 경험자들의 구체적 실례를 들어 메모의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

 특히 메모가 특정인들에게만 가치 있는 작업이 아니라, 자기경영에 있어 자신감을 얻고 성공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필요한 방법임을 강조한다.

 메모는 진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많은 사람들이 휴대전화기를 메모 도구로 이용한다. 문자로 스케줄을 입력해두거나 본체에 부착된 디지털 카메라로 사진을 찍을 수 있기 때문에 활용가치가 큰 것이다.

 후배 김군의 경우와 이 책을 여러분들에게 소개하는 까닭은 단지 메모에도 기술이 있음을 알리려는 것이 아니라, 독자들이 스스로 자신에게 맞는 방법이 어떤 것인지 알아보고 응용해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강 건 모 (문예창작과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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