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 : 2017.9.19 화 15:43
원광대신문
기사모아보기   
학술
 글쓰기 첫걸음축구경기 요약하는 법
원대신문  |  webmaster@wknews.net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3.09.30  10:51:27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JP는 나와 친한 동화작가다. 축구경기가 있는 날이면 어김없이 월드컵 경기장에 있다. 그는 자신을 아마추어 축구평론가로 불러주길 바란다. 지난 여름, 치맥(치킨과 맥주)의 유혹에 빠져 JP와 축구장에 갔다. 그는 사람들이 없는 관중석 위쪽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아래쪽은 경기의 박진감을 즐기기에 좋고 위쪽은 경기의 전체 모습을 관전할 수 있기 때문이란다. 
 축구평론가가 좌석을 선택한 이유의 깔끔한 요약이다. 요약은 독자를 설득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다. 전날 있었던 국가대표 축구경기를 설명한다고 하자. 90분의 축구경기를 전부 묘사하기란 불가능하다. 경기의 승패, 수훈선수(키워드)의 활약상, 감독(글쓴이)의 전술(글의 구성), 경기 결과에 따른 전망을 중심으로 짧게 서술해야 한다. 경기를 현장에서 직접 보았다면 경기 중에 일어난 해프닝도 양념처럼 넣을 수 있겠지. 
 JP가 관중석 높은 데를 선호했던 것은 경기의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경기의 흐름을 파악한다는 것은 요약한다는 말과 같다. 상대 공격의 패턴을 요약하면 향후 공격에 대한 예측과 더불어 선제 대응이 가능하다. 축구국가대표 감독인 홍명보 씨도 요약의 대가다. 상대팀 전술에 대한 빠른 이해와 단호한 태도가 그를 뛰어난 수비수로 만들었다. 전술을 이해하면 수비 위치를 재조정하여 골 투입을 미리 차단할 수 있다. 그러나 핵심을 이해하지 못하면 상대의 현란한 발기술에 속기 쉽다. 또한 상대의 볼을 빼앗았더라도 빠른 역습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기회가 놓친다. 따라서 요약하기란 상대(텍스트)의 흐름을 파악하고 단호하게 정리하는 일이다. 
 
 요약하기의 과정은 다음과 같다. 
 1) 전체를 읽으며 중요한 내용, 혹은 중심 단어에 밑줄을 긋는다. 2) 단락별 중심문장을 찾는다. 3) 단락 중에 핵심문단을 찾는다. 4) 핵심문단에서 주제문을 찾는다. 5) 밑줄 친 중심문장들을 바탕으로 논리적, 체계적으로 서술한다. 6) 글쓴이의 핵심 개념과 핵심문장을 중심으로 재구성한다. 
 초심자의 경우 '단락별 소주제 찾기'를 우선적으로 연습해야 한다. 각 단락의 첫 문장과 마지막 문장에 주목하자. 좋은 글일수록 이 부분에 소주제가 있다. '주제 찾기'는 각 단락의 소주제와 논리 관계로 구성된 핵심단락에 있다. 핵심단락은 주제를 품고 있으니까 꼼꼼히 살펴본다. 
 텍스트를 요약해서 읽어야 하는 이유는 상대 축구팀의 전술이 3·5·2인지 4·4·2인지를 구조적으로 분석하는 것과 같다. 선수를 문장으로, 스타플레이어를 핵심문장으로 바꿔 읽어 보자. 글의 주제는 감독의 전술이며, 소주제는 수훈선수가 될 것이다. 또 단락의 전략적 배치는 부대의 대오와 같음을 알 수 있다. 감독은 경기의 승부처를 핵심 단락(부대)로 편성한다. 경기를 읽는데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스타 플레이어(핵심 키워드) 중심으로 보는 것이다. 물론 축구공은 둥글고, 경기는 감독의 의도대로 흘러가진 않는다. 
 인저리 타임이 시작할 무렵. "잦은 감독 교체가 한국 축구 발전을 저해하는 원인"이라며 JP는 마지막 맥주 캔을 비웠다. 한국 축구 100년사를 간단히 요약해버리는 그에게 나의 잃어버린 여름도 요약해 달라고 묻고 싶어 졌다.
  
 박태건 (글쓰기센터 연구교수)
< 저작권자 © 원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원대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우)570-749 전라북도 익산시 신용동 344-2 | TEL 063-850-5551~4 | FAX 063-850-70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손찬근
Copyright 2005 원대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wknews.net
원광대신문사의 기사 등 모든 컨텐츠에 대한 무단 전재·복사·배포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