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답안지는 학생과 교수에게 각각의 의미를 갖는다. 학생은 공부한 흔적을 증명하기 위해 교수 는 강의의 효과를 확인하는 입장에서 답안지를 대 한다. 그런데 열심히 답안지를 채워도 성적이 좋지 않은 경우가 있다. 출제자와 작성자가 문제를 대하 는 관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때론 수업 참여가 활 발한 반의 답안지가 의외로 빈약해서 나를 절망에 빠트리기도 한다. 채점자를 가장 피곤하게 하는 것 은 논리없이 만 채워 넣는 답안지다. 다음 세 가 지를 지킨다면 공부한 만큼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답안지 쓰는 능력은 쓰기가 자신의 삶 과 연결됨을 보여주는 계기다.

 첫째, 자신의 시각으로 문제를 정리해야 한다. 교수들은 요점 정리 식 답안을 좋아하지 않는다. 교재 내용을 스캔하듯 요약한 은 좋은 인상을 주 지 못한다. 답안 작성자는 출제자가 의도한 내용의 핵심을 자신의 말 로 조리 있게 설명해야 한다. 시험문제를 낸 교수에게 교재 내용을 베끼듯 제출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자신의 시각으로 문제의 핵심을 해석하자. 출제자는 신선한 답변을 기대한 다.
 둘째, 설명의 흐름이 한 눈에 들어와야 한다. 그 러기 위해선 문단의 진행이 선명해야 한다. 문단 구성이 안 되면 독자는 쓴이의 설명을 바로 파악 할 수 없다.단락 구분 없이 서술된 은 독자의 짜 증을 불러온다. 방법은 간단한다. 설명의 흐름이 전환될 때마다 단락을 바꿔 쓰면 된다. 단락 바꿔 쓰기는 사고의 전개 과정을 보여준다. 답안 작성자 는 다음 5단계 논증 기술을 익혀 자신의 생각을 명 쾌하게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①배경 ②정의 ③주장 ④ 근거 및 쟁점분석 ⑤재 주장.이상 5단계을 ③④⑤로 이뤄진 3단계 기술법으로 활용할 수 있 다.
 셋째, 독자(채점자)는 추상적인 설명을 좋아하지 않는다. 문장은 구체적이고 명료하게 써야 한다. 주장하는 핵심 문장과 근거를 품은 뒷받침 문장을 중심으로 기술하자. 적절한 예시는 작성자가 그 내 용을 얼마나 잘 이해하는지를 보여준다. 올바른 이 해는 명료한 문장을 낳는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단언컨대 이것은 무엇 이라는 구체적이고 명확한 주장이 필요하다.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하는 것은 한 가지도 이야기 하지 않는 것과 같다는 걸 명심 하자. 독자는 쓴이의 감상보다 주장의 명징성에 관심을 갖는다.
 내가 학부생 시절, 시험을 앞두고 벼락치기 공 부를 했었다. 시험 당일, 힘들게 외운 것을 답안지 에 깨알같이 채우는데 급급했다. 아쉽게도 기대했 던 성적은 나오지 않았다. 그 이유는 내가 쓰고 싶 은 대로 썼기 때문이었다. 좋은 평가를 받으려면 답안 작성시 논리적 서술로 전개해야 한다. 사고한 후에 을 쓰는 것. 이것이 교수자가 의도한 문제 를 해석하는 방법이다. 해석한다는 것은 문제를 비 판적으로 읽는 것이다. 출제자가 왜 이런 문제를 냈는지 먼저 생각해야 한다. 그래야 출제자가 의도 한 근거를 대어 설명할 수 있다. 벼락치기 공부로 는 문제의 핵심에 파악하는데 한계가 있다. 자신만 의 시각(기준)을 세우는 것이 공부라는 것을 나는 학부를 졸업하고도 한참 후에 알았다.
박태건 (쓰기센터 연구교수)
 
저작권자 © 원광대학교 신문방송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