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기계공학, 생물ㆍ생명공학, 신문방송ㆍ광고홍보 분야 등 3개 학문분야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기계공학 분야에는 고려대, 생물ㆍ생명공학 분야에는 포항공대, 신문방송ㆍ광고홍보 분야에는 이화여대가 각각 1위를 차지했으며, 놀랍게도(?) 서울대는 3개 분야 모두 10위 안팎에 머물렀다.

 그리고 대교협은 40개 대학을 대상으로 대학경영 및 재정, 발전전략 및 비전, 교육 및 사회봉사, 연구 및 산학연구, 학생 및 교수ㆍ직원, 교육여건 및 지원 등 6개 영역 55개 항목에 대한 종합평가 결과도 공개했는데, 이화여대, 한양대(서울캠퍼스), 한양대(안산캠퍼스), 인하대가 최우수 대학으로 1~4위에 올랐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서울의 명문대는 평가대상에서 제외되었다.

 한편 지난해까지는 대학 및 학문분야를 평가해 최우수, 우수, 인정 등으로 나눠 결과를 공개했으나 이번에는 순위까지 공개해 관심을 끌었다. 대교협은 대학평가 순위 공개가 대학 서열화 등 우려와 부작용, 교육적인 파장 등을 초래할 수도 있지만 대학이 사회적ㆍ시대적 책무를 수용하고 급변하는 변화 속에 인재 양성의 선도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순위를 발표했다고 밝혔다.

 이번 평가결과는 이화여대의 선전과 서울대의 고전으로 요약될 수 있다. 이화여대는 전술한 대로 신문방송ㆍ광고홍보 분야에서 1위, 생물ㆍ생명공학 분야에서 2위를 차지한 반면 서울대는 최우수대학에 하나도 들어가지 못했다. 이 결과는 두 가지 측면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고 본다. 하나는 국가적 차원의 지원을 받고 최고의 사회적 평판도로 명성을 유지하면서 모든 학과가 전국 1위를 해야 당연한 국립서울대의 실상이 공개되었다는 사실이다. 다른 하나는 예산의 대부분을 등록금을 충당해야 하는 사립대학인 이화여대가 국고로 운영되는 국립대학인 서울대보다 경영, 교수, 교육시설 등 실제적인 면에서 더 나은 여건을 갖추고 있다는 사실이다.

 서울대 당국은 평가결과에 대해 서울대의 경우 학생수가 상대적으로 많은 점 등 실제로 학문수준과는 큰 상관이 없는 항목들 때문에 다른 학교에 비해 낮게 평가되었다면서 평가기준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했지만 대교협 평가가 오랫동안 별 문제없이 진행되어 온 점에 비추어 볼 때 설득력 없는 변명으로 들린다.

저작권자 © 원광대학교 신문방송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