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습기자, 정기자, 편집장까지 3년이라는 시간을 원대신문사에 보냈다. 처음 원대신문사에 들어가기로 마음먹고 신문사 문을 연 그 순간부터 모든 것은 시작됐다. 순간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하듯, 그때의  선택이 내 대학생활을 좌우했다.
  대학시절의 낭만은 뒤로 한 채 "안녕하세요, 원대신문사 김고은 기자입니다"라고 외치며 취재 다니기에 바쁜 나날들이었다. 그렇게 학생기자로서 학교 여기저기를 누비며 많은 사람들을 만나서 인터뷰할 수 있었고, 많이 배우고 느낄 수 있었다.
  또한 기획회의를 준비할 때면 학생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매력적인 기사를 쓰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다. 고민 끝에 나온 아이디어로 기사를 기획하고 편집까지 새로 할 때면 마음이 두근거렸다. 설레는 마음으로 월요일 아침, 눈뜨자마자 신문을 펼쳐 보며 내내 흡족해 보고 또 보기를 반복했다. 그렇게 <원대신문>을 선택함으로써 잃은 것도 얻은 것도 정말 많다. 그렇게 나는 <원대신문>과 불안한 연애를 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대학언론은 예산 난에다 편집권 갈등, 학생들의 무관심까지 겹쳐지면서 위상이 축소되며 위기에 직면했다. 대학언론의 위기라는 말을, 수도 없이 들어 이제는 지겹기까지 한 그 말을 부정할 수는 없었다. 거기다 '원대신문의 역할'이라는 말까지 더해지면 고민은 더욱 깊어졌다. 사실 대학언론뿐만 아니라 종이신문을 발간하고 있는 언론매체 역시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신문이란, 빙하가 녹아내려가는 북극에서 생존을 건 사투를 벌이는 북극곰을 연상시킨다. 
  그러나 '펜은 칼보다 강하다'는 말이 있다. 칼로 사람의 의지는 꺾을 수 있지만 마음은 움직일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바꿔 말하면 좋은 글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뜻이다. 나는 이 문장을 참 좋아했다. 괜스레 내가 하고 있는 '학생기자'로서 의무에 대해 스스로 동기부여를 할 수 있었다. 혹자는 이렇게 말한다. "그 펜은 이미 녹슬었다"고. 대학언론이 설 자리를 잃어가는 상황을 지적하는 것이다. 그래도 나는 아직 믿는다. 펜은 칼보다 강하다는 것을.
  1년 동안 편집장이라는 직함의 무게를 견디기 위해 나는 정신적으로 더 강해져야했고  많이 변했다. 특히나 후배들에게 모진 말들을 아무렇지 않게 수없이 내뱉어야 했다. 그러나 후배들이 잘 따라와 줄 것이라고 믿어서 더 매정하게 굴었다. 변한 내 자신을 돌이켜 볼 때 자괴감이 들기도 했지만 후회하지 않는다. 다시 그 순간이 오더라도 나는 원대신문사의 기자를 택할 것이다.
  그렇게 나를 키운 <원대신문>의 지난 3년의 시간을 정리하면서 <원대신문>을 위해 힘써준 주간교수님, 직원 선생님들, 선·후배들과, 함께 해준 동기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이제 나를 즐겁게, 힘들게, 기쁘게, 슬프게 했던 <원대신문>이라는 꿈에서 깼지만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 그러나 원대신문사의 일원으로 활동했던 그 시절이 정말 그리울 것만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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