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해 리 (경영학부 99학번/CBS 노컷뉴스 기자)



인턴쉽 과정, 반드시 도전해 볼 것

 솔직히 잘 모르겠다. 취업에 도움이 될만한 공부도 내용도 물론 그 방법도 솔직하게 말하면 모르겠다.

 그럼에도 염치없게 이 귀한 공간을 빌어 '취업에 도움이 될만한 조언'을 하려하니, 실은 좀 미안한 마음이다.

 몸담은 곳이 언론사이고 하는 일이 기자인 까닭에 얼핏 '어렵게 공부 했구나' 지레짐작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공부하는 방법이야 관련 인터넷 사이트와 수많은 서적을 통해 차고 넘치니 족집게 과외나 교과서에 충실해야 한다는 원론적 이야기는 차치하겠다.

 철저히 개인적 경험에 미뤄 꼭 취업을 염두 하지 않더라도 '지나고 보니 나를 키운 8할'을 꼽자면 여행과 인턴쉽(internship) 두 가지다.

 나는 행운아다. 의욕 넘치는 신입생(경영학과 99학번)때 원광대신문사 수습기자에 뽑혔다. 그때부터 기자를 꿈꿔왔던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신문사 수습기자가 진짜 기자가 됐으니 행운이다.

 한 번에 두 가지를 못하고 처한 현실에 모든 걸 쏟아 붓는 성격상 학생기자로 활동한 3년간 그 외 다른 일은 전혀 하지 못했다. 아니 안했다. 학과 공부가 소홀했던 것은 당연한 일. 전공인 경영학 외에 겨우 신문방송학 복수전공을 마친 것은 지금 생각해도 다행스럽다.

 그러나 손에 펜을 쥔 공부가 아닌 발로 습득한 지식이 더 많고 의미있다고 자부한다.
 대학 재학 4년 동안 세계 곳곳에 다녔다. 중국의 북경, 서안, 연변, 집안, 일본의 도쿄, 오사카, 프랑스, 독일, 슬로베니아를 비롯한 유럽 각국. 여행에서 돌아와도 현실은 늘 제자리였지만, 여행은 항상 현실을 넘어설 수 있는 꿈을 안겨줬다.

 학교와 지역에 갇힌 시각은 여행 횟수와 비례하며 확대됐다. 지금 중요한 것은 내가 발을 딛고 선 땅이 아니라 내 눈이 향하는 곳이란 것도 함께 깨닫게 해줬다. 보는 눈이 키워지니 하고 싶은 일도 늘어났다. 흔히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뭔지 모르겠어"라고 말하는 친구들을 많이 만나는데 그들에게 여행은 특효약이다.

 또 하나는 정부단체, 기업, 언론사 등에서 광범위하게 실시하고 있는 인턴쉽 과정에 반드시 도전해보라는 것이다.

 학교 신문사 활동을 마치고 자연스럽게 여러 언론사에서 인턴으로 활동했다. 조선일보를 비롯해 내일신문, 국민일보 등이다. 그 중 조선일보 인턴기자 경험은 내가 뛰어넘어야 할 사회의 벽이 얼마나 견고한지, 더불어 넘을 수 있는 자신감을 함께 안겨 준 값진 경험이 됐다.

 인턴기자로 활동하며 만난 여러 언론사의 기자 선배들은 내가 직업으로 기자를 갖게 되는데 가장 많은 영향을 미쳤고 도움을 줬다. 수치로 드러나는 '점수'도 중요하지만 그 보다 중요한 것은 역시 '사람'이다.

 결국 나는 여행과 인턴기자 활동 덕분에 운 좋게도 기자라는 직함을 달았고 지금은 연예부 소속으로 가요를 담당하고 있다. 가수들을 만나 인터뷰를 하거나 콘서트 현장을 찾는 것이 내가 하는 일이다.

 물론 말처럼 쉽지는 않다. 직업의 '숙명'상 언제 어디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사실 토익점수를 포함한 스팩(취업준비생의 이력)을 화려하게 완성하는 일도 간과할 수 없다. 기본이다.

 그러나 그 보다 중요한 것은 아직 그림이 그려지지 않은 대학생만이 할 수 있는 다양한 경험으로 흰 도화지에 자기만의 그림을 그리라는 것이다. 그것을 위해서는 여행과 인턴쉽 만큼 효과적인 방법은 없다.

이 해 리 (경영학부 99학번/CBS 노컷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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