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서울특별시 송파구에 위치한 잠실 제2롯데월드 건설현장에서 또 한 차례 인명사고가 발생했다.
   제2롯데월드 사고는 지금까지 여러 차례 발생했다. 지난해 6월 25일엔 타워동 43층에 서 거푸집이 추락해 근로자 1명이 숨지고 5명이 부상당했다. 같은 해 10월 1일엔 저층부 캐주얼동 북쪽 11층에서 철제 파이프가 지붕에 떨어져 시설이 파손되고 지나가던 시민이 찰과상을 입었다. 올해 2월 16일엔 고층부 월드타워동 47층 철골 용접기 보관함에서 불이 나기도 했다. 그리고 지난 6일, 제2롯데월드 엔터테인먼트 12층 옥상에서 혼자 배관 설비 작업 중인 황 모(38)씨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 측의 보고에 따르면 냉각수 배관의 압력을 시험하던 도중 이음매 부분의 공기압으로 인해 튕겨 나온 배관 뚜껑에 머리를 맞아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처럼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니 국민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심지어 이번에 사고가 일어난 엔터테인먼트 12층 옥상은 임시 개장을 계획했던 공간이기 때문에 더욱 확실한 안전검사가 이루어져야 할 공간이었다. 그런데 크고 작은 사고가 연이어 발생함에 따라 제2롯데월드 임시개장은 앞날이 불투명해졌다.
   20년 전 1994년 10월, 49명의 인명피해를 낸 성수대교 붕괴 사건과 다음 해인 1995년 1천 445명의 사상자를 낸 삼풍백화점 붕괴 사건, 그리고 올해 10명의 안타까운 청춘을 앗아간 경주 마우나리조트 붕괴 사건을 기억하고 있는가? 이 사건들은 모두 붕괴의 전조가 있었다. 하지만 이 사실을 알고 있던 관계자들은 사실을 침묵했다. 사건이 일어난 뒤 일어날 참극보다는 건설 및 보수과정에서 저지른 자신의 비리가 들통 나는 것이 더욱 겁났기 때문이다. 이 같은 안전의식 결여가 결국에는 많은 사상자를 낸 참극으로 번지고 만 것이다.
   지상 5층, 지하 4층의 규모인 삼풍백화점 붕괴사고조차 1천 명 이상의 사상자를 기록하며 8.15광복 이후 최악의 인적 재해라고 평가받는 지금, 서울시 내부 8만 7천 183㎡ 면적의 부지에 112층 규모(최고 높이 555m)의 잠실 제2롯데월드에서 사건이 발생한다면 그 피해규모는 상상조차 힘들다.
   건축물이란 인간이 좀 더 편리하고 쾌적한 삶을 영유하기 위해 만들어진 구조물이다. 누구에게는 따뜻한 보금자리가 될 수도 있을 것이며, 또 누구에게는 삶을 이어나가기 위한 직장이 될 수도 있다. 앞선 시대, 본디 그랬어야 할 공간이 소수의 이기적인 욕심 때문에 한순간에 수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흉기로 돌변하고 말았다.
   옛 속담에 '공든 탑이 무너지랴'라는 말이 있다. 돌로 만든 석탑은 쌓고 멋 내는 것에 많은 힘과 노력이 필요하다. 반면 해변에 쌓아올린 모래성은 물과 모래만 있다면 얼마든지 크고 멋있게 쌓아올릴 수 있다. 하지만 모래성은 한 번의 풍파를 견디지 못하고 무너지는 반면 공들여 만든 석탑은 천 년 이상의 세월을 이겨내기도 한다.
   아직 늦지 않았다. 임시 개장이라는 눈앞의 이익에 눈멀어 성수대교, 삼풍백화점과 같은 모래성 이 되기 전에 지금부터라도 안전 윤리를 회복하여 잠실 제2롯데월드가 서울을 대표하는 '공든 탑'이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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