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의 대표적인 형태 중 하나를 들라고 하면 '안녕하셔요', '잘 가셔요'에서의 '-셔요'일 것이다. 물론 젊은층은 '안녕하세요'. '가세요'를 많이 쓴다. 역사적으로 볼 때 '-셔요'가 먼저 생긴 말이고, '-세요'는 나중에 생긴 특이한 형태이다. 여기에서는 '-셔요'에서 확인되는 '-요'의 정체에 대해 알아보기로 한다.

(1) 원대에서요 신문을요 발행하는데요 그 중에서요 '글쓰기 첫걸음'과요 '사랑해요 한글'은요 격주로요 실린대요.

   위에서 각 덩어리의 마지막에 붙은 '-요'를 모두 떼어버리면 어떤 말이 될까? 아래에서 확인할 수 있다.

(2) 원대에서 신문을 발행하는데 그 중에서 '글쓰기 첫걸음'과 '사랑해요 한글'은 격주로 실린대.

   (1)은 자신보다 윗사람에게 쓰는 말이고 (2)는 동년배 혹은 아랫사람에게 쓰는 말이다. 다시 말해 (1)은 높임말 유형이고 (2)는 반말 유형인 셈이다. (1), (2) 대비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사실 '-요'의 용법은 간단하다. '-요'를 뺀 형태 또한 일상생활에서 쓰는 말이어야 한다. (2)에서의 한 덩어리, 한 덩어리는 평상 시 친구에게 사용하는 말일 것이다. '주십시요'로 써야 할까? '주십시오'로 써야 할까? '-요'를 뺀 형태 '주십시'가 평상 시 쓰는 말인가 쓰지 않는 말인가를 따져보면 된다. '주십시'가 평상 시 쓰는 말이 아니므로 '주십시오'로 써야 한다. '십시' 뒤에는 무조건 '오'가 놓인다고 생각하면 된다. '가십시오', '오십시오', '드십시오', '남기지 마십시오' 등에서처럼 무조건 '-십시오'로 쓸 수 있도록 하자.

   아래에 제시된 '아니오/아니요', '답하시오/답하시요'에 대해서도 동일한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다.

 (3)가. 다음 몇 가지 물음에 '예', '아니오'로 답하시오.                                                            나. 다음 몇 가지 물음에 '예', '아니요'로 답하시오.                                                                다. 다음 몇 가지 물음에 '예', '아니오'로 답하시요.                                                                라. 다음 몇 가지 물음에 '예', '아니요'로 답하시요.

  (3나)가 정답이다. '아니요'에서 '아니'라는 말이 성립되므로 '아니요'로 쓰면 된다. 친구와 대화 할 때 '아니'라고 하기 때문이다. '답하시요'는 틀린 말이다. '답하시요'가 맞는지, '답하시오'가 맞는지 또한 '-요'를 뺀 나머지 말, '답하시'를 평상시에 쓰는 말인지 쓰지 않는 말인지 생각해 보면 된다. '답하시'를 평상 시에 쓰지 않으니 '답하시오'로 써야 할 것이다.

   필자는 모두(冒頭)에서 '안녕하셔요/잘 가셔요'라는 익산의 인사말을 소개하였다. 익산 지역민들은 오히려 원칙적인 형태를 구사하며 살아간다고 할 수 있다. 자부심을 가질 만하다. '하셔요/가셔요'는 훌륭한 말이다. "바쁘면 얼른 하셔/바쁘면 얼른 가셔"와 같은 문장이 말이 된다. '안녕하세요/가세요'가 오히려 얄미운 놈이다. '-셔요'와 더불어 '-세요'도 표준어로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이렇듯 일반인에게 설명하기 어려운 얄미운 놈으로 '하셔요~하세요' 이외에 '아니어요~아니에요', '무엇이어요~무엇이에요'를 들 수 있다. '하세요', '아니에요', '무엇이에요'에서 '-요'를 뺀 형태 '하세', '아니에', '무엇이에'가 일상 발화에서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임석규 교수 (국어국문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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