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싸이의 콘서트 티켓 금액(정가)
가수 싸이의 콘서트 티켓 금액(정가)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나고 콘서트, 페스티벌 등 각종 오프라인 행사가 재개되면서 또 다시 암표 거래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번개장터, 당근마켓 등 주요 온라인 중고 거래 플랫폼에는 티켓이 정가보다 훨씬 비싼 가격에 판매되고 있었다. 예매 기간이 종료된 직후 중고 거래 사이트에는 수백 개가 넘는 티켓 양도 글이 올라왔다. 기존 가격보다 2배 이상의 가격으로 거래됐다. 심지어 '주작' 논란이 있었지만 브루노 마스 내한 공연 8연석을 양도한다는 제목으로 1억 8천만 원의 매물이 올라오기도 했다. 지난 10월 7일 매번 100만 명 이상의 어마어마한 인파가 몰리는 서울세계불꽃축제가 개최됐다. 추첨을 통해 불꽃축제를 가까이서 볼 수 있도록 무료로 나눠준 600여 개의 초대권이 적게는 10만 원부터 많게는 장당 25만 원 등에 판매되고 있었다. 
 또한, 지난 19일 열렸던 세계 최대 e스포츠 행사 '2023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을 두고 중고거래 플랫폼이 들썩였다. 5년 만에 한국에서 열리는 결승전을 직접 보려는 사람들로 수백만 원 대의 암표까지 등장했다.  20만 원의 티켓을 손에 쥔 이들은 중고거래 플랫폼을 통해 4백만 원에 되팔이를 시도하며 돈벌이에 나섰다. 오히려 두 자리의 좌석을 2백만 원에 구매하겠다는 사람도 나왔다. 이렇게 콘서트나 스포츠 경기 티켓 등을 구매해 가격을 부풀려 재판매하는 사람을 '티켓리셀러', '되팔렘'이라고 부른다. 순수한 마음으로 공연을 관람하고자 하는 수요자들은 공연을 관람하기 위해 할 수 없이 비싼 돈을 주고 표를 다시 구매한다. 거래가 고가로 이뤄지기 때문에 사기의 위험이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져간다. 최근 한 유명 가수의 콘서트 티켓이 예매 1분 만에 매진되면서 암표가 등장했다. 실제 이 암표를 사기 위해 돈을 보냈다가 티켓을 받지 못한 피해를 입었다는 사례가 종종 발생했다. 

암표 판매자 처벌 가능한가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온라인에서 티켓을 되팔 때 금액을 더해서 파는 행위가 불법이 아니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현행법상 암표 매매는 경범죄에 해당한다. 경범죄 처벌법 제3조에는 '흥행장, 경기장, 역, 나루터, 정류장, 그밖에 정해진 요금을 받고 승차 또는 승선시키는 곳에서 웃돈을 받고 입장권·승차권 또는 승선권을 다른 사람에게 되판 사람'에 대해 "20만 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의 형으로 처벌한다"고 명시됐다. 그러나 해당 조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암표 판매 행위가 현실 공간만을 전제하고 있다는 것이다. 온라인 거래를 처벌할 수 있는 규정은 없다. 물론 온라인으로 암표를 판매한 사람이 법적 처벌을 받은 사례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예매 내역서와 좌석표를 위조해 상습적으로 판매한 A씨가 1년 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티켓을 양도한다고 속여 돈을 가로챈 B씨에게도 징역 1년 4개월이 선고됐다. 하지만 두 사건 모두 티켓을 위조하거나, 있다고 속여 판매해 사기 혐의가 인정된 경우다. 암표 판매 그 자체로 처벌을 받은 건 아니다. 만약 암표 판매자가 매크로 프로그램(단순·반복적 작업을 자동으로 프로그램화해 처리하는 소프트웨어의 일종)을 이용해 티켓을 대량으로 구매했다면 법적 처벌이 가능하다. 이 역시 경범죄 처벌법이 아닌, 형법 314조 1항 업무방해죄로만 처벌할 수 있다. 티켓 판매 업무의 적정성 및 공정성을 방해한 경우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대부분의 암표 거래는 온라인에서 진행되는 만큼 현행법이 시대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아티스트도 인지한 심각성

중고거래에서 판매되고 있는 콘서트 티켓 금액
중고거래에서 판매되고 있는 콘서트 티켓 금액

 가수 성시경은 자신의 연말 콘서트 티켓 가격을 부풀려 판매한 암표상을 경찰에 신고했다. 인스타그램에 매니저와 암표상과의 대화를 공개했으며, 불법 거래를 목적으로 판매하는 티켓은 취소 후 판매 불가 조치를 취했다. 성시경뿐만 아니라 임영웅, 아이유, 박은빈 등 여러 연예인의 콘서트 티켓 역시 기본 2배에서 30배까지 부풀려 판매되고 있다. 이에 따라 아이유와 임영웅, 박은빈은 암표 불법 거래에 강경 조치를 취하며 강제 취소 및 팬클럽 제명 처리를 시행했다. 불법 암표 거래로 인해 아티스트가 직접 경고를 주기도 하며 매니저가 구매자인 척 직접 암표 거래자 행세를 하며 현장을 단속했다. 세종남부경찰서에서는 암표 티켓 거래 사기사건 23건을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는 50년 전 만들어진 암표 관련 법률을 개정해달라는 청원을 법무부에 제기했음을 밝혔다. 또한, 앞으로의 해결 방안에 대해 앞서 말한 처벌 수위인 경범죄 처벌과 그마저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현실에서 나아가 중범죄로 인지하고 처벌을 강화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이 시급함을 알렸다. 

  현서진 기자 jinnix23@wku.ac.kr
  서혜주 기자 hujshj1017@wk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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