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남형도 기자의 '체헐리즘' 기사를 읽었다. 체헐리즘이란 체험과 저널리즘을 합친 말로, 직접 체험해 깨달은 것을 써내는 기사이다. 이번 기사에서 남 기자는 유명하고 인기 많은 것, 남의 선택지, 알고리즘의 추천에서 벗어나 보는 생활을 한다. 서점에 가서 베스트셀러를 피하고, 지도 앱을 끄고 가고 싶은 대로 길을 만들어 가고, 아무 밥집이나 들어간다. 그 과정 속에서 남 기자는 묘한 해방감을 느낀다.
 현대를 사는 우리는 어떤 것의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이 어려운 사회 속에 산다. 수많은 유행과 유행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 그들을 더욱 재촉하는 알고리즘과 광고들. 그 속에서 우리가 오롯이 우리의 선택을 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프랑스의 철학자 샤르트르는 "인생은 매 순간의 선택으로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내가 아닌 것의 선택으로 만들어진 인생은 내 것일 수 있을까? 내가 한 선택이 성공이 되든 실패가 되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내'가 했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기사 속에서 남 기자는 지도 앱을 끄고 목적지로 향하는 길에서 돌아가기도, 헤매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기사에서 '기꺼이 돌아가고 마음껏 헤매었다'고 표현했다. 음원 사이트에서 인기 차트에 들어가지 않고, 그날의 신곡들을 전부 재생했을 땐, 운이 좋게 취향에 맞는 곡들을 발굴해 내기도 했다. 기쁨은 예상치 못한 곳에 있었다. 하나라고 생각했던 길은, 가보니 실은 너무 많았다. 최적 경로는 아닐지라도 그 길은 결코 실패는 아니었다.
 남 기자에게 위에서 했던 작은 모험들은 엄청 즐겁기만 하거나 오롯이 재밌는 것도 아니었다. 외려 약간의 불안이 늘 동반됐다. 그런데, 그럼에도 괜찮았다. "그건 오롯이 '내 선택'이었으므로". '내 선택' 속에서 나는 즐겁고 자유롭다. 오롯이 내 선택으로만 이루어진 하루를 살고 해방감을 느껴 보자. 

이은교(간호학과 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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