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가 문화의 시대가 될 것이며, 경제보다는 문화의 생산성이 가장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라는 진단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제 문화의 생산성이 곧 새로운 생산성으로, 문화의 경쟁이 곧 새로운 경쟁으로 자리를 잡는다고 한다.

 과감하게 말하자면 문화가 곧 경제이자 상품인 시대가 될 것이라고들 한다. 물론 문화를 경제성이나 상품성의 측면에서만 파악하는 것 자체가 바람직한 인식은 아닐 것이다.

 그렇지만 문제의 본질은 역시 문화에 대한 인식의 전환과 확산에 있다. 예전에 비해 많이 달라졌다고는 하지만 우리는 아직도 경제적 효용 가치나 물질적 생산성에 더 몰두해 있는 게 사실이다. 우리의 교육 현실은 이러한 실상을 그대로 보여준다.

 아직도 대부분의 교육과정은 대학을 가기 위한 준비에 주로 집중되어 있으며, 대학에서의 과정 역시 이론 중심의 전공 심화나 아니면 취업을 위한 대비라는 양극에 치우쳐 있는 형편이다.

 결국 우리 사회는 문화의 양적 확산이나 질적 심화를 위한 인식의 토대를 든든하게 마련하는 데 있어서는 아직도 장애가 적지 않다.

 21세기 문화 경쟁에서 경쟁력을 갖추려면 무엇보다도 창의력, 창조적인 상상력을 갖춘 인재를 길러야 할 것이다. 그러자면 인문학적 상상력에 바탕을 둔 문화에 대한 이해와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그렇지만 우리의 교육현실은 그렇지 못하여 현재 인문학은 고사상태에 있으며 예술적 소양과 안목을 키우는 분야 역시 대체로 지지부진하다. 21세기 문화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인문학의 위상이 위협을 받고 있다는 것, 이것이 모순이면서 실제인 오늘의 현실이다.

 특히 한국 사회처럼 찬란한 전통 문화 유산에 대한 자부심은 자부심대로 강하게 갖고 있으면서도 정작 인문학적 상상력에 바탕을 둔 문화 인식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답보 상태인 구조에서는 보다 근본적인 처방이  필요할 것이다.

 그렇지만 현재 한국의 교육현실에서 인문학적 상상력에 입각하여 문화 인식의 전환을 유도하기 위한 교육은 그나마 대학에서나 가능할 것 같다.

 전공 이외에 대학에서의 교양, 이제 인문학이 문화의 이론적 기반이면서 동시에 실천적 활용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주지시키는 방향으로 시행되어야 한다. 인문학적 상상력에 바탕을 둔 사유는 문화에 대한 인식의 전환과 문화의 관리, 새로운 부가가치의 창조 등 21세기 문화의 활용을 위해서도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저작권자 © 원광대학교 신문방송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