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키르기스스탄 코로나봉 등정 성공을 축하합니다. 소감 한 마디 부탁합니다.
   원광대학교 개교 70주년과 산악부 창립 40주년을 기념해 추진된 이번 원정등반 타이틀을 걸고 등정을 하게 돼서 무척이나 영광입니다. 더불어 이번 원정등반을 응원해주셨던 분들에게 감사하단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지지해주시고 많은 도움을 주신 원광대학교 산악부 선배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원정을 떠나기 전 어떤 훈련을 했습니까?
 여러 훈련을 했지만 우선 '주마링'을 훈련했습니다. 등반에서는 안전하기 위해 주마링을 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선등자가 등반을 끝낸 뒤 로프를 고정하면 후등자가 고정로프를 따라 주마링을 하면서 등반을 합니다. 설상에서의 주마링은 설사면이 가파른 곳에서 등반할 때 안전하게 할 수 있고, 등반 시간을 줄여주는 이점이 있어 철저히 준비했습니다.
 또 다른 훈련으로는 '안자일렌'을 연습했습니다. 산악 영화를 보셨으면 아시겠지만, 안자일렌이라는 훈련은 쉽게 말해 서로를 로프로 연결하는 겁니다. 안자일렌은 모든 대원이 동시에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한사람이 추락하면 다른 대원들은 모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신속하게 자기 자리를 확보하고 이동해야 합니다. 위험하거나 어려운 곳을 통과할 때 실수로 인한 사고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크레바스를 대비하기 위한 훈련이기도 하죠. 서로 간에 안전을 확보한다는 강한 믿음이 있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하중훈련'을 했습니다. 25kg~30kg의 배낭을 메고 산행을 하는 것입니다.
 또한, 고산에서의 체력은 중요합니다. 체력이 빠르게 저하된다면 그만큼의 고산에서의 적응도 느릴뿐더러 등반을 하기에 부족함이 따릅니다. 그러기 때문에 무거운 배낭을 메고 체력을 키우는 데 집중했습니다. 또한, 고산에서 배낭 무게를 좀 더 무겁게 메기 위해 강도 높은 하중훈련을 했습니다.
 
 오지탐사대에 참여해 미등정 봉우리 등정에 성공하고, 올해에는 코로나봉 등정에 성공했습니다. 등반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가요?
 아무래도 작년 히말라야 원정이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습니다. 제가 처음 외국에 나가보는 계기가 되었고, 그게 히말라야여서 더 기억에 남습니다.
 코오롱 오지 탐사대로 선발이 돼 히말라야 원정을 가게 된 것인데, 히말라야 원정등반 과정들이 이번 등반에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경험들을 쌓이다 보니까 두 번째 원정을 좀 더 수월하게 등반을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고산에 대한 적응이라든지, 등반을 하기 전에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를 배울 수 있었던 히말라야 원정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그리고 등정이 끝난 난 후에도 그 나라 사람들과 문화교류를 나눌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작년에 등정한 봉우리가 미등정 봉우리여서 사람들은 없었지만, 트래킹 도중에는 다른 등산객들을 만나 좋은 얘기를 나눴습니다.
 
 산악을 하면서 어떨 때 가장 힘들었고, 어떻게 극복했나요?
 솔직히 산행을 하다 보면 힘들 때가 많이 있습니다. 훈련할 때나 하루 10시간 이상을 산행하는 경우에는 육체적, 정신적으로 굉장히 지칩니다. 그런 상황에서는 체력도 무척 소비된 상태여서 정신적으로 상당히 지칠 때가 많이 있습니다. 그렇게 힘들 시기에는 그 전에 힘들었던 상황이라든지, 좀 더 극한 상황이었을 때를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저 자신과 싸움을 하는 거죠. "지금 이 순간은 아무것도 아니다. 이 순간만 버티면 언젠가 그 끝이 보일 것이다" 이런 식으로요. 그리고 자연이 주는 아름다운 절경을 보면 힘든 순간은 싹 사라집니다.
 
 단과대학 내에서 산악부 모집 포스터를 자주 볼 수 있는데, 현재 우리대학 산악부를 소개해 주세요.
 전국 대학들의 산악부 현황을 보면 산악부 회원 지원률이 매우 낮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요즘 20대들은 산을 다니는 것보다는 다양한 문화가 발전돼 여가생활의 선택지가 많이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젊은 사람 중에 산을 다니는 인원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도 우리대학 산악부에는 신입생들이 4명이나 들어왔습니다. 덕분에 산에 다니거나 일정을 소화하는 데에는 큰 지장이 없습니다. 저도 이제는 새로 들어온 후배들이 산악부를 이끌어갈 수 있게끔 도와주는 데 주력하려고 합니다.
 
 산악부 활동을 하면서 특히 기억에 남는 일이 있으신가요?
 저는 친한 친구의 권유로 우리대학 산악부를 1학년 2학기 때 들어오게 됐고, 이후 계속 산악부 활동을 했습니다. 산에 가면 항상 크고 작은 에피소드들이 생기기 때문에 모든 산행이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산악부 훈련도 기억에 오랫동안 남을 것 같습니다. 산악부에 처음 들어왔을 때, 전문적으로 산에 다니지 않다 보니 기초부터 배워야 했습니다. 매듭 묶는 법이라든지, 배낭을 싸는 방법이라든지, 산행에 알맞은 옷 입는 법에 대한 기초지식을 쌓았습니다. 등반에 대해 배워가고 선배님들이랑 동기들, 후배들하고 산에 다니는 것들이 좋았습니다. 이제는 제가 후배들에게 그동안 배워 온 것들을 가르쳐주고 졸업하는데 그 과정들도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습니다.
 
 높은 산을 오를 때면 가족들이나 친구들이 걱정을 많이 할 것 같은데요?
 어느 부모님이나 똑같이 좋아하시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산 좀 그만 다녀라. 그러다가 산신령 되겠다"고 하시면서 걱정을 많이 하십니다.(웃음) 그래도 히말라야, 코로나봉 등정에 성공했을 때는 부모님도 같이 좋아해 주시고 자랑스럽게 생각하시고, 이제는 제가 산에 오르는 걸 좋아하십니다.
 
 이제 졸업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앞으로 어떤 계획이나 목표가 있는지 답변 부탁드립니다.
 앞으로 후배들이랑 안전하고 즐거운 산행을 할 계획입니다. 한 학기 동안 후배들에게 등반에서의 안전과 효율적으로 등반할 수 있는 방법들에 대해서 알려주고 도와줄 겁니다.
 특히 내년에 있을 히말라야 7천m급 미등정 봉우리를 등반하는 것이 목표라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거기에 맞춰 필요한 기술과 체력, 정신력을 키우는 데 주력할 생각입니다.
 
 마지막으로 동료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산악부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그동안 힘들고 지치고 포기하고 싶었을 때도 많았겠지만, 잘 참고 따라와 줘서 무척 뿌듯했어. 앞으로도 힘들고 많은 장애물이 있겠지만, 지금까지 버텨왔던 것처럼 열심히 하다 보면 언젠가는 너희들에게 좋은 기회가 생길 거야.
 그 과정들을 걷다 보면 너희도 분명 멋있는 선배가 돼 있을 테고 그 뒤를 따르는 후배들도 많아질 테지. 앞으로도 열심히 산에 다녀서 전국에 원광대학교 산악부를 널리 알리는 '원악인'들이 됐으면 좋겠다. 재민, 희준, 유경, 준호, 한빈, 호준, 태준아! 그동안 대장 잘 따라줘서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고맙다. 원광대학교 산악부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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